​상상인 재판서 검찰 "CB계약서·회의록 두 개…숨기려는 의도"

신동근 기자입력 : 2021-01-14 14:16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사진=연합뉴스]

'불법 대출' 의혹을 받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 재판에서 검찰이 상상인이 전환사채(CB) 계약을 하며 계약서를 두 개 작성한 점 등을 근거로 담보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 대표와 법인 등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증인으로 상상인(당시 세종저축은행)과 전환사채인수 계약을 맺었던 '케이티롤' 관계자 A씨가 출석했다.

A씨는 케이티롤과 세종저축은행사이 CB계약을 진행한 인물이다. 케이티롤은 코스닥 상장사였지만 썬텍으로 사명을 바꾸고 지난해 2월 상장 폐지됐다.

앞서 케이티롤은 2015년 40억원어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당시 세종저축은행(현 상상인저축은행)은 이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문제는 이 계약을 진행하며 예금을 CB에 대한 담보로 잡았는데 회사가 이 부분을 공시하지 않은 것이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케이티롤과 세종저축은행은 해당 계약을 맺으며 '인수 계약서'와 '인수 관련 계약서'라는 이름으로 계약서를 두 개 작성했다. 인수 계약서에는 예금 담보 관련 내용이 들어있지 않았고, 인수 관련 계약서에만 담보 내용이 특약으로 적혀있었다. 해당 계약을 하며 논의한 이사회 회의록도 두 개로 분리됐다.

해당 특약내용은 CB 40억원에 대한 담보로 예금 40억원을 설정하고 이 예금을 사용하게 된다면 예금으로 취득한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담보로 제공하지 않는다면 기한이익상실 사유로 판단된다고도 적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채권자가 채무자 신용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해 대출만기 전 채무를 회수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날 검찰은 다른 기한이익상실 사유는 전환사채 발행 공시에 들어갔지만 해당 내용만 공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세종저축은행 측과 케이티롤 측이 공시하지 않게 합의했다고 봤다. 케이티롤 측은 담보제공을 받고 CB를 발행한 사실을 숨겨 주가차익을 얻고, 세종저축은행도 일정부분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계약서가 두 개 작성된 이유, 내용이 공시에서 빠진 이유 등을 물었고 증인은 "모른다"라거나 "숨기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답했다.

계약서가 2개 작성된 점은 자신은 모르는 부분이고 해당 부분 공시를 해야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해당 CB 발행공시가 나오고 실제로 케이티롤 주가는 상승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케이티롤은 유망한 회사였고 배당 공시도 해 그부분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00억원에 계약공시도 아닌 40억원 계약공시에 그럴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세종저축은행이 전환사채 발행결정공시 당시 기한이익상실사유와 담보제공사실을 공시하지 말라고 요청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었다"며 "케이티롤 내부에서도 위 사항과 관련하여 공시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도 없었고, 이에 관한 논의나 지시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상인 측은 검찰에서 문제 삼고 있는 인수 관련 계약서는 인수 계약서와 달리 사채원리금 담보 설정과 담보권 실행을 규정하기 위한 용도로 작성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상인 측은 "담보를 은폐하기 위해 이면으로 작성된 계약서가 아니며 계약서 용도가 다른 것 뿐"이라며 "금융기관 경우 용도별로 계약서를 달리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전환사채 원리금 담보를 공시에 기재해야 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전환사채 발행 공시에 담보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검찰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4일 보석으로 풀려난 유 대표는 이날 남색 정장에 좀 더 진한색 코트를 입고 법원에 나왔다. 앞서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대신 보증금 5000만원을 납입하고 이사건 관계자들과 연락하지 말라는 등 조건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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