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부추긴 트럼프, 결국 '두 번째' 탄핵소추 당했다...상원 문턱도 넘을까

조아라 기자입력 : 2021-01-14 13:42
탄핵 열쇠 쥔 상원 "트럼프 퇴임 전까지 평결 어려워" 임기 7일 앞두고 탄핵소추...대선 재도전 막기 위한 포석 펜스 거부로 수정헌법 25조 발동은 쉽지 않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 탄핵소추 결의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 222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에서도 10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찬성하며 반기를 들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재임 중 처음으로 두 차례 탄핵소추를 당한 대통령이 됐다. 지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서 탄핵소추됐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의 반대로 탄핵을 가까스로 모면한 바 있다.

하원은 소추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6일 지지자들을 부추겨 내란 성격의 의회 폭동을 선동했다는 것.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그들이 의회에 불법 침입하는데 불을 지폈다. 또한 소추안에는 그의 대선 뒤집기 시도가 그 전부터 계속됐다며 지난 2일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개표 결과를 뒤집을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사실도 거론됐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하원이 통과시킨 탄핵소추안에 서명하기 전 "오늘 하원은 누구도, 미국의 대통령조차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초당적인 방식으로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에 분명하고도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서명한다"고 덧붙였다.
 
탄핵 열쇠 쥔 상원 "트럼프 퇴임 전까지 평결 어려워"
이제 트럼프의 탄핵 여부는 상원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에는 탄핵안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탄핵 열쇠를 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 "상원에서의 절차가 이번 주에 시작돼 신속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결론 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세 차례 상원의 탄핵심리가 진행됐는데 각각 83일, 37일, 21일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 탄핵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민주당의 요구는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상원으로 넘겨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 최종 결론을 내자고 요구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신속한 처리를 위해 최대한 빨리 긴급회의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바통을 넘겨받은 공화당이 시간이 촉박하다며 민주당의 요구를 완곡하게 거절한 것.

매코널 원내대표는 자신이 내린 결정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 걸림돌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내가 내린 결정이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조차도 다음 달 20일이 상원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은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진=AFP·연합뉴스]

 
임기 7일 앞두고 탄핵소추...대선 재도전 막기 위한 포석
탄핵안이 상원 관문을 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상원으로 공이 넘어간 탄핵소추안은 상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확정된다. 100석의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려면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최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50대50 동률을 이뤘지만, 아직 이들이 취임하지 않아 현재까진 공화당 의석이 더 많다. 바이든 취임 이후로 상원 표결이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민주당 50명이 전원 찬성하고, 공화당에서도 최소 17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에선 공직자의 임기 이후에도 탄핵이 가능하다. 임기를 불과 7일 남겨둔 상황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결국 퇴임 이후라도 그를 파면시켜 2024년 대선 재도전을 막기 위한 포석을 깐 셈이다. 미국 대통령은 중임이 허용되지만, 반드시 연임할 필요는 없다. 재선에 실패해 백악관을 떠났다가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 출발점부터 탄핵 정국에 휩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초 의제를 실행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소추안을 행정부 출범 100일 후에 상원에 이관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미국 하원에서 가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사진=AFP·연합뉴스]

 
펜스 거부로 수정헌법 25조 발동은 쉽지 않을 듯
아울러 하원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수정헌법 25조' 발동안을 의결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또는 승계 문제를 규정한 조항이다.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에 담긴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불능을 선언하려면 펜스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 박탈은 국익과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이 담긴 서한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수정헌법 25조가 발동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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