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은 다 계획이 있구나…'용인술'로 SSG닷컴 집중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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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1-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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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SSG닷컴간 임원 이동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가속화

  • 티몬·쿠팡·이베이 등 경쟁사 임원 직접 영입해 '노하우' 흡수

  • 정용진, 신년사서 "외부 인재 늘 적극 영입해야" 강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와 SSG닷컴 간 임원 이동에 이어 경쟁사 인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프라인 기반 기업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초석을 쌓는 셈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최영준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중용했다. 또한 김일선 라이프스타일 총괄(상무)과 이미연 인사 총괄(상무)을 각각 쿠팡, 이베이코리아에서 영입했다. 이커머스 경쟁사 전문성을 SSG닷컴에 이식하기 위해서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의 베인앤드컴퍼니 후배인 최영준 상무는 티몬을 이커머스 업계 최초 흑자전환으로 이끌며 내년 IPO(기업공개) 기반을 다진 브레인으로 꼽힌다. 쿠팡 푸드 관련 상품기획자(MD)였던 김일선 상무는 SSG닷컴에서 비신선식품 부문인 패션·뷰티·잡화 등을 맡아 백화점 몰에 입점한 판매점 관리를 총괄한다. 이베이코리아 HR(인사) 출신 이미연 상무는 국내 유일한 흑자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조직 문화와 복지 제도를 SSG닷컴에 옮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정 부회장은 앞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동시에 이마트와 SSG닷컴 간 임원 이동을 단행한 바 있다. 양사의 DNA를 교류하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라는 뜻이 담겼다.

SSG닷컴 조직은 기존 1본부(영업본부) 6담당 체제에서 4본부(데이터 인프라본부, 운영본부, 신사업본부, 지원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4본부 가운데 핵심은 장유성 본부장(전무)이 이끄는 데이터 인프라 본부와 곽정우 본부장(전무)이 이끄는 운영본부다. 데이터 인프라 본부는 데이터·플랫폼·서비스 등 5개 담당으로, 운영본부는 그로서리·라이프스타일·큐레이션·물류(SCM)·마케팅 등 6개 담당으로 구성해 책임도 명확히 했다.

장유성 전무는 300명의 직원을 데리고, 국내 1위 대형마트(이마트)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장 전무는 서울대 수학과, 뉴욕주립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세계적 자연어 기반 지식 엔진인 '울프램 알파'의 창립 멤버다. 울프램 알파는 삼성전자 빅스비와 애플 시리에 인공지능(AI) 기반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신세계에 합류하기 전 SK텔레콤에서 모빌리티 사업단장 등을 맡아 AI 서비스를 기획했다. 

곽정우 전무는 이마트의 최대 강점인 신선식품 노하우를 SSG닷컴에 옮겨오는 역할을 담당한다. 온·오프라인 통합 '키맨'이나 다름없다. SSG닷컴의 지난해 식품 거래액은 약 2조원으로 국내 식품 온라인 시장 점유율 8% 수준으로 1위다.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도 식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제품 가격, 원가 산정, 신선도 측면에서 이마트를 따라오기는 힘들다. SSG닷컴은 신선식품 경쟁력으로 온라인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아 온다는 계획이다.

곽 상무는 2017년 CJ제일제당에서 이마트로 건너왔다. 그는 CJ제일제당 '비비고'를 메가 브랜드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이마트에서 글로벌 HMR 브랜드로 성장한 비비고의 성공 노하우를 '피코크(PEACOCK)'에 입혔다. 지난해까지는 이마트 그로서리본부장을 맡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김범수 ​운영본부 큐레이션 담당 상무의 역할도 돋보인다. 신세계조선호텔 식음기획담당 상무보였던 김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며 SSG닷컴으로 이동했다. 정보 홍수 속에서 소비자 구매가 이뤄지려면 상품 추천이나 제안 등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큐레이션 담당 조직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정 부회장이 2011년 직접 영입한 콘텐츠 전문가다. 영입 당시 14년간 미식 블로그 '팻투바하'를 운영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과는 절친한 사이로 그룹 내 신사업을 맡아왔다. 한식뷔페 '올반',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파미에스테이션', 스타필드 등의 식음공간 기획과 브랜드 유치에 참여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도 정 부회장식 '용인술'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게 '다른 경험, 다른 전문성,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다양한 인재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가져야 한다"면서 "그룹에 부족한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재도 적극 영입해야 '늘 새로운 신세계'로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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