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8차 당대회 중반부 돌입…'김정은 생일' 열병식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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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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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당대회 개막 사흘째…김정은 사업 총화도 계속

  • 6일 보고서 '국방력 강화' 언급…"美 의식 수위조절"

  • "대미 정책, 5년 전보단 유화적이나 기조변화는 無"

  • 열병식 개최·핵군축 협상·新무기 개발 언급 가능 有

  • 길어진 金 사업보고, 당 대회 개최기간 예측 엇갈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노동당 제8차 대회의 2일차 회의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7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회장 연단에 올라 사업총화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7일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일 개회사를 시작으로 연일 당 대회에서 참석해 제7기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진행, 집권 10년 차 당 운영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제8차 당 대회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현지시간 기준 20일)을 앞두고 이뤄지는 만큼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 발신 여부가 대회 개최 전부터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 김 위원장의 대남(對南)·대미(對美) 등 대외정책과 관련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김 위원장의 대회 2일 차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2일 차 사업총화 보고에서 국가방위력을 강화해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날 사업보고에서 대외정책이 언급됐음에도 바이든 당선인 등 대외 반응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을 거란 해석이 나왔다.

반면 사업보고가 계속되는 만큼 남북, 북·미 등 대외 관계에 대한 논의가 사흘째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거란 관측도 등장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제8차 당 대회 주요 의제를 △사회주의건설(경제·국방) △조국통일(대남) △대외관계 △당 사업 발전 등 4개 분야로 분류하며 “오늘(7일) 계속되는 총화에서는 대남, 대외, 당 사업발전 등의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김 위원장이 대남, 대미 정책을 어떤 기조로 결정하느냐다.

신범철 (사)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5년 전에 비해선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겠지만, 결국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 북·미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16년 제7차 당 대회 때만큼 강경한 기조의 발언은 없겠지만, 핵 포기 등 국제사회가 원하는 수준의 메시지는 없을 거란 얘기다.

신 센터장은 “오늘 노동신문을 봐도 국방력을 통해 평화를 갖겠다고 했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을 불법이라고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이미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핵 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 제안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대외 선전용으로 핵을 감추고 모호하게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 실장은 “대외 메시지와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사회주의건설 분야 총화에 ‘국방력 강화’를 건설의 환경조성 차원으로 보고한 것”이라며 “제7차 당 대회가 핵·경제 병진노선 차원에서 핵무기 고도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총화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신중하고 자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사회주의경제건설을 위한 평화적 환경 조성 차원에서 국방력 강화를 언급한 것은 대외적으로 상당히 온건하고 협상의 여지를 두는 메시지 (발신)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고 전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평양 시내에선 열병식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
 

2020년 12월 3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의 위성사진.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앞서 지난달 3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 준비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약 9000명 병력이 김일성광장에 집결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 대회 개막 나흘째이자 김 위원장 생일인 오는 8일 열병식이 이뤄질 것으로 점쳤다. 제7차 당 대회가 나흘 동안 진행된 것을 근거로 열병식이 당 대회가 끝난 시점에 피날레 형식으로 열릴 거란 관측에서다.

하지만 제7차 당 대회와 달리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가 사흘째 계속돼 제8차 당 대회가 4일 이상 이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이번 당 대회가 오는 10일까지 엿새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양 교수는 “당 대회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증대하려는 의도”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당 대회 개회 일자를 알리지 않고 시작한 점, 개회사에서 아주 이례적으로 경제발전 전략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 등을 고려하면 기간을 늘리면서 (당 대회) 효과 극대화 의도가 다분히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당 대회는 1차(1945년)·2차(1948년)·7차(2016년) 때는 4일간, 6차(1980년)는 5일간, 3차(1956년)는 7일간, 4차(1961년)는 8일간, 5차(1970년)는 12일간 진행됐다. 통일부는 제8차 당 대회가 3~4일간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이례적으로 방송 편성 시간을 평소 오후 3시에서 오전 9시로 앞당기며 제8차 당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조선중앙TV는 제8차 당 대회 2일 차 사업보고 내용을 전한 뒤 ‘당 대회와 더불어 빛나는 년대기들’이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육성 개회사 전체를 내보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조선중앙통신 등에 담긴 사업총화 내용을 간략하게 전달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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