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대한류 시대가 온다] ⑪ IT 앞서니 금융도 앞서네…해외서 먼저 찾는 K-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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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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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맞춤형 전략으로 글로벌 금융사 발돋움…홍콩ㆍ호주 등 선진국 공략 시작

  • 고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 강점…금결원, 아르메니아 등 지급결제 인프라 수출 나서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일군 한국의 경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OECD는 "한국은 효과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로 OECD 회원국 중 성장률이 가장 작은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했다. 미국(3.2%), 일본(2.3%), 독일(2.8%), 프랑스(6%), 영국(4.2%) 등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치지만, 이들 국가의 고성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3~11% 역성장한 데 대한 반동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방역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파고인 'K-WAVE'를 전 세계에 파급시킬 채비를 마쳤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반도체, 스마트폰, 소재·부품·장비(소부장)라는 3대 효자 산업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차가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합류한다. 조선, 건설기술도 경기가 풀리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진단키트 등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게임, 영화,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FN+지급결제, MTS, 공정거래법+전자세정 등 한국의 앞선 디지털 환경도 널리 파급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역들을 집중 조망하기 위해 'K-WAVE가 온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반도체
②스마트폰
③수소차
④소재‧부품‧장비
⑤5G
⑥조선
⑦진단키트
⑧게임
⑨푸드
⑩건설기술
⑪마이크로FN+지급결제
⑫MTS
⑬공정거래법+전자세정
⑭영화
⑮K-POP
⑯전문가 인터뷰<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사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국내 금융사들은 기존 영토인 중국과 베트남 지역뿐 아니라 홍콩·호주 등 선진시장까지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현지 맞춤형 전략과 고도화된 IT 인프라가 해외시장에서 한국 금융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지급결제 시스템이 주목을 받으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국내 금융 노하우를 전수 받기 위한 러브콜이 이어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K-금융이 새로운 수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과로 기존 영업 범위를 넘어 현지 금융 해외 유망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해외 핀테크 전진기지 역할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해외법인 순이익 증가···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금융사 발돋움
그동안 K-금융은 내수 기반에 머물러 있었고, 오히려 해외에 비용을 지불하는 금융 라이선스 사업을 영위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국내 금융사들은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 및 가치창출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시장 전략을 강화했다.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축적하고, 고도화된 현지화전략 등을 강화한 성장 전략을 세운 것이다.

그 결과, 국내 금융사들은 해외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시장에서 주목받게 됐다. KB금융그룹은 국내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사업으로 시장 경험을 축적했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해외 법인 순이익은 838억3000만원으로 1년 전의 130억1500만원에 비해 544.1% 증가했다.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 등 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해외 영토 확장에 성공한 덕이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현지에 177개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으로, 전체 금융기관 가운데 대출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KB금융은 동남아 시장 이외에도 투자 안전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까지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시장 공략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도 2017년 지주사 내에 은행·카드·금융투자(증권)·생명보험의 해외사업을 포괄하는 글로벌 사업 부문을 출범시킨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전략으로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약진한 하나금융도 베트남 BIDV은행 등 기존 진출 지역에서 영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은행 업종 진출 지역의 추가 성장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2019년 지분 15%를 투자한 바 있는 베트남 1위 상업은행 BIDV의 지난해 예상 지분법이익은 530억원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미얀마 양곤사무소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는 홍콩, 호주, 중국, 베트남, 인도까지 지점을 설립해 해외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해외점포도 매년 증가세다.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는 2017년 185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195개로 늘어났다.  
 
디지털 기반 IT플랫폼··· 해외시장서 먼저 러브콜
해외시장의 성과는 현지화뿐만 아닌 디지털 기반의 성장 동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한은행은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인 쏠(SOL)을 2018년 신한베트남은행에 출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10만을 돌파했고, 40만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쏠을 이용 중이다. 

그동안 제조업에 비해 글로벌화가 늦었던 국내 금융사들이 IT플랫폼으로 해외 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디지털 기반의 고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은 국내 금융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할부, 리스, 리스크관리 등을 하나로 통합한 IT시스템은 기존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다양한 업무를 대체해 작업 오류와 인건비 절감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국내 카드사들은 해외시장에 지급결제 인프라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일본 '엑사 시스템스'에 신용카드 IT시스템인 현대카드의 'H-ALIS'를 공급했다. 기존 동남아 등에 인프라를 수출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금융선진국인 일본에 시스템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요미우리와 아사히 등 일본 주요 매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본 IT시장 진출로 패키지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판매와 컨설팅 수익은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각종 수익으로 향후 5년간 약 27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씨카드도 중국 유니온페이가 독식하고 있는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에서 핀테크 뿌리를 내렸다. 2019년 베트남 신용결제협회인 나파스(NAPAS)에 QR코드를 활용한 신용결제망을 공급했고, 베트남 정부는 비씨카드의 기술을 활용해 독자적 결제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결제원도 지난해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캄보디아에 지급결제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했다. 금결원 컨소시엄은 실시간 자금이체시스템, 모바일뱅킹 공동이용시스템, QR코드 결제시스템, 은행 간 청산시스템 등 4가지 국가 기간망을 캄보디아에 보급할 예정이다.

금결원은 2019년에도 아르메니아 중앙은행에 실시간 자금이체시스템 및 e-머니 스위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지급결제 인프라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시장의 러브콜은 올해 금융사들의 마이데이터 사업 확장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단순히 은행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넘어 신용정보 종합관리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갖춘 것은 세계 유일의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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