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랜드마크⑫]대통령이 사는 언덕 위의 ‘푸른 기와집’…청와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기람 기자
입력 2021-01-07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근래 한국은 역사상 최고의 문화 부흥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 남자 아이돌 BTS(방탄소년단), 베트남의 축구 영웅 '쌀딩크' 박항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등 국가대표 문화 외교관들의 활약 덕이다.

세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는 가운데, 한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상당수를 보유한 서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서울의 랜드마크를 대표하는 건축물 50선을 조명해본다.
 

청와대 본관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 대한민국 정부와 국가의 얼굴…대통령의 집무실 겸 생활터 '청와대' 

북악산이 감싸는 형국을 하고 있는 청와대는 경복궁의 뒤에 위치해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마을인 삼청동을 죽 따라가다 보면 청와대 초입이 나온다.

'푸를 청(靑)'에 '기와 와(瓦)', '푸른 기와집'이라는 뜻을 가진 청와대는 대통령이 집무를 보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대통령궁(大統領宮)'이다. 청와대는 또 헌법기관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진·공무원들이 근무하는 행정기구 '대통령부(大統領府)'를 이른다.

청와대 본관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우리의 얼굴과도 같은 곳으로, 대통령의 집무와 외빈 접견 등에 사용되고 있다. 1991년9월 신축된 본관은 전통 목구조와 궁궐 건축양식을 기본으로 해 내부 구조는 현대적인 감각과 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또한 2층 본채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단층의 별채가 배치돼 있으며, 우리나라 건축양식 중 가장 격조 높고 아름답다는 팔작지붕을 올리고 한식 청기와를 이었다. 약 15만 장이나 되는 청기와는 일반 도자기를 굽듯이 한 개 한 개 구워내어 100년 이상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지녔다고 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1층에는 영부인의 집무실과 접견실, 무궁화실, 인왕실이 1층 별채에는 충무실, 세종실이 있으며, 2층에는 대통령의 집무실과 접견실, 백악실, 집현실이 있다. 그리고 건물 앞의 넓은 잔디마당은 국빈환영 행사와 육·해·공군 의장대, 전통복식을 입은 전통의장대의 사열 등이 행해지는 곳이다.

청와대 터의 기원은 고려 숙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풍수가인 김위제가 국토를 저울로, 지금의 서울인 당시 남경을 저울추에 비유하며 천도를 주장했나 정치적 논의만 거친 채 흐지부지 끝났다.

다만 당시 남경개창도감을 설치해 궁궐터는 조성을 했는데, 그게 현재의 청와대 자리다.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서 경복궁을 건설하면서 현재 청와대 자리는 경복궁의 후원으로 사용되다가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불타 사라진 후 한동안 방치됐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이 전각들을 헐고 공원부지로 만들었으며, 1937년 이 지역을 조선 총독 관저 부지로 선정해 오늘날의 청와대 구 본관 자리에 관저를 세웠다. 해방이 되면서 미군정 치하에서 미군정 사령관의 관저로 쓰이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이승만 대통령이 관저쓰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관저로서 자리잡게 됐다. 
 

영빈관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해외 국빈을 맞는 전용 공간…경회루를 닮은 '영빈관' 

영빈관은 말 그대로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다. 1978년 1월에 착공해 그해 12월에 준공이 됐다.

청와대 경내의 현대식 건물 중 제일 오래된 건물인 이곳에서는 대규모 회의와 외국 국빈들을 위한 민속공연이나 만찬, 연회 등 공식행사를 개최한다. 영빈관이 준공되기 이전까지 소규모 국빈 접객은 청와대 본관에서, 대규모 접객은 서울신라호텔의 영빈관에서 이루어졌다.

1970년 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들은 증가했는데도 청와대 내에 만찬이나 연회 등 행사를 치를 공간이 마땅치 않아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또 국가 위상과도 걸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도 자주 열리게 됐는데 당시 청와대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따라서 청와대 내에 대규모 행사장을 갖춘 지금의 영빈관을 마련했다. 하지만 영빈관에 국빈이 묵을 숙소가 없어 국빈은 환영행사 후 사내 호텔로 이동한다.

석조 양식으로 건축된 영빈관의 1층은 대접견실로, 외국 국빈의 접견행사를 치르는 곳이다. 내부 정면 벽 중앙의 원형 속에 새겨져 있는 봉황 문양은 태평성대와 대통령을 상징하고, 천장의 원형은 대화합을 상징한다.

2층은 대규모 오찬 및 만찬 행사를 하기 위한 장소로서, 내부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와 월계수 등으로 장식돼 있다.

다만 영빈관은 건물 안팎이 부조화를 이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겉모습은 경복궁 경회루를 닮았으나, 정작 내부는 프랑스 루이 14세 때의 건축 양식을 따랐다는 것이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퇴임 이후 "세계 여러 나라의 국빈행사장과 의전 행사장소를 둘러봤지만, 고백하건대 우리나라의 청와대 영빈관이 최악"이라며 혹평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