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허무는 게임사들] ① 금융·엔터·렌털까지... 비게임으로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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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12-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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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게임이 대표적인 비대면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게임사들의 본업은 최대 호황을 맞이했다.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비게임 산업으로의 활발한 진출이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최근 금융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넥슨은 최근 게임·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신한은행과 손잡았다. 여러 게임을 서비스하며 쌓은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와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 3월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하고 내년 중에 선보일 디지털 자산 트레이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아퀴스는 생소한 전문용어나 번거로운 거래 과정을 없애는 등 자산관리 문턱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NXC는 2016년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했고, 2018년엔 유럽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인공지능) 간편투자 증권사'를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에 KB증권의 금융투자 노하우, 디셈버앤컴퍼니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융합해 젊은 세대가 더 쉽게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 신한은행의 비대면 업무협약 체결식.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사진=넥슨 제공]


게임과 금융 산업의 이종결합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금융사들이 게임사에 러브콜을 보낸 결과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일컫는 말로, 한국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하고, 개인의 행복과 경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큰손’으로 평가받는다.

게임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엔터테인먼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고, 지난 11월엔 네이버의 브이라이브와 유사한 성격의 아티스트-팬 커뮤니티 ‘유니버스’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현재 유니버스의 사전예약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는 유니버스에 AI 음성 합성, 모션 캡처, 캐릭터 스캔 등의 기술을 접목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세계적인 보이그룹으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가전 렌털 기업 코웨이를 1조7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게임업계에선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넷마블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코웨이를 인수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가 본업 외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을 우려한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가 줄어들어 게임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시장이 예전만큼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어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업계에 다시 훈풍이 불면서 게임사들이 어떻게 생존 전략을 이어나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 사전예약 100만명 돌파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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