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8차 당대회 카운트다운…김정은, '삼중고' 경제난 극복 묘책 찾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혜인 기자
입력 2020-12-30 10: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北 내년 1월 초순 제8차 당 대회 개최 결정

  •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주요 의제 전망

  • 김정은, '삼중고' 속 병진노선 반복할 수도

  • 제재 여파 자원제약 심각, 민수 투자축소

  • "'전술적·중단기적' 병진노선 반복 불가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제7기 제22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 정치국은 이날 회의를 통해 제8차 당대회 개최시기를 내년 1월 초순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 최대 정치 이벤트인 노동당 제8차 대회가 내년 1월 초순에 열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1월 8일 이전에 당 대회가 열릴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6년 제7차 당 대회가 3박 4일 일정으로 치러진 만큼, 이번 당 대회도 수일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8차 당 대회가 1월 초순인 10일 이전에 마무리되기 위해선 내년 1월 4~7일이 유력한 개최 일자로 거론되고 있다.

제8차 당 대회는 5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이자, 미국 정권 교체와 같은 시기에 이뤄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22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제8차 당 대회 준비 상황과 의제 등을 논의·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제8차 당 대회에서 상정하게 될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토의가 이뤄졌고, 관련 결정이 채택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김 위원장이 제8차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2021~2025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경제정책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대북제재 장기화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해 등의 악재까지 겹쳐 이른바 ‘삼중고’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국가경제발전 5개년(2016~2020년) 전략 실패를 이례적으로 인정하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를 예고한 것도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예고에 따라 제8차 당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북한의 경제정책이 될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경제집중노선의 지속 여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구체화 여부, 국경봉쇄 완화문제 등을 제8차 당 대회 경제 관련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삼중고’ 경제난을 극복할 만한 묘책을 찾았느냐는 것이다. 대북제재 장기화 속 코로나19 사태 완화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구체적인 경제난 해법을 마련하지 어려울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와 만수대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에서 ‘80일 전투’를 독려하는 선전화를 새로 제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2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 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대북제재·코로나19 등 대외환경 악화로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을 동시 추구하는 ‘병진노선’을 다시 반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래로의 은밀한 회귀: 북한 8차 당 대회 경제기조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군수·농업·금속 부문이 강조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군수투자가 확대되는 ‘병진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임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2019년 12월 개최된 제7기 제5차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도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의 유지를 재확인했다”면서도 “하지만 이와 함께 대외환경 악화를 감안해 결과적으로 병진노선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함께 암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경제건설에 집중해 군수투자 규모를 확대하지 않겠지만, 대북제재로 인한 생산재 자원 수입 제한 등 심각한 자원제약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민수 부문 투자가 감소해 상대적으로 군수투자의 비중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북한도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제8차 당 대회에서는 ‘전략적·장기적으로’는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이 유지되겠지만, 심각한 자원제약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전술적·중단기적’으로 병진노선 반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 것이다.

아울러 임 책임연구원은 “금속 부문은 최근 실적이 가장 부진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기계·공업 등 생산재·소비재 생산 부문에도 장기적으로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속은 ‘경제의 쌀’이기 때문에 기계 공업 등 생산재 생산 부문과 소비재 생산 부문에 장기적으로 연쇄적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전력·석탄·철도운수 등 전통적 선행부문이 강조되는 반면, 경공업 부문에는 투자 없는 자력갱생이 요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책임연구원은 북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가장 집중되는 부분을 ‘목표치 발표 여부’로 꼽으며 “현재의 경제침체 및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구체적 목표치가 대외에 공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