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이 뽑은 별별 명장면] '조제' 영석과 재회, 마음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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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12-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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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제' 주인공 한지민[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의 한지민이다.

영화는 방안에 틀어박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사는 조제(한지민 분)와 졸업을 앞둔 대학생 영석(남주혁 분)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담았다.

극 중 한지민은 '조제'를 연기했다. 다리가 불편한 조제는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인물.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가 주워오는 책들을 보고 견문을 넓히며 벽을 쌓아 올렸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자 고생한 장면은 영석을 붙잡는 신이었어요. 영석에게 모질게 굴었지만 실은 홀로 남겨진 조제가 두려움에 떠는 장면이죠."

영석은 우연히 조제의 세상에 발을 딛게 된 대학생이다. 취업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로 고충을 느끼지만, 조제와 함께 지내며 괴로움을 잊기도 한다. 하지만 조제는 자신과 다른 세상에 사는 영석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처지를 실감, 두 사람은 거리를 두게 된다. "다신 찾아오지 말라"라는 조제의 말에 영석도 그를 떠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던 중 영석은 조제의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영석은 조제를 다시 찾아가고, 조제는 조금 불편한 듯 그를 맞이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조제는 늘 그렇듯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왔어요. 할머니가 여전히 살아계신다고 믿으면서요. 슬프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지내던 중 영석과 재회하게 된 거죠. 영석을 봤을 때 떨리고 반가우면서 동시에 쓸쓸했을 것 같아요. 그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고요."

조제와 영석과 마주 앉아 근황들을 묻기 시작한다. 조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굴지만, 영석은 오히려 그가 짠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조제는 영석에게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어요. 영석이 질문하면 대답하는 식이었다면 그날만큼은 질문 공세를 퍼붓죠. 괜찮은 척 애쓰고 있던 거예요. 그런데 영석이 '얼굴이 왜 이렇게 푸석하냐'라고 걱정해주는 말에 와르르 무너져요. 사실 잘 지내고, 예뻐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자신의 처지를 들킨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영석의 말에 조제는 다시 차갑게 쏘아붙이죠. 마음이 무너진 것 같았어요."

영석이 떠난 뒤, 조제는 급히 그를 뒤 따라간다. 할머니의 부재부터 홀로 남겨졌다는 현실, 모든 현실이 그를 뒤덮었기 때문. 조제는 영석을 붙잡고, 영석도 그를 받아들인다.

한지민이 명장면으로 뽑은 재회 신[사진=영화 '조제' 스티컷]


"그 장면을 찍을 때 사이드 투샷을 먼저 찍었어요. 첫 테이크를 찍고 너무 마음이 아픈 거예요. 조제가 안쓰러웠어요. 감독님께서 제 얼굴부터 촬영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공들여서 찍었어요. 감정을 많이 주는 버전, 덜어낸 버전, 담백한 버전까지 총 3가지 버전으로 촬영했죠."

한지민은 조제가 영석을 붙잡는 신을 찍으며 온몸으로 고통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간 쌓아온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영석이라는 존재가 '사랑'이라고 확신하는 게 아니라, 그가 자기 안에 너무나 크게 들어와 있다는 걸 실감하는 모습으로 (클로즈업 샷을) 찍었어요."

해당 장면을 이틀 동안 촬영했다고. 눈을 맞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남겼지만, 배우들에게는 추위와 깊은 감정으로 어려움을 남겼다.

"(남)주혁이와는 '눈이 부시게'를 통해 호흡을 맞추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이미 가까운 사이였고 에너지를 주고받는데 무리가 없었죠. 케미스트리에 관해서는 전혀 걱정이 없었어요."

영화 '조제'는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지난 2004년 개봉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잇신)을 리메이크했다. 지난 10일 개봉해 코로나19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을 늘리고 있다. 현재(29일 영진위 기준) 누적관객수는 17만 629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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