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고유민 선수 구속한 '임의탈퇴제도'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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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12-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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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선수 모친, 악플 아닌 구단 측

프로배구 경기. 사진은 본문과는 무관. [사진=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프로배구선수 故고유민씨를 속박한 국내 스포츠계 고질적인 갑질 제도인 '임의탈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故고유민 선수의 어머니는 고 선수의 극단적 선택 배경에 "구단 측의 부실한 선수 관리와 한순간에 선수 생명을 갉아먹는 임의탈퇴 제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 종로경찰서는 박동욱 현대건설 배구단 전 구단주를 사기, 업무방해, 사자명예훼손,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1995년생인 고 선수는 지난 2013년 현대건설 배구단에 입단해 7년 간 레프트(왼쪽 사이드에서 공격하는 선수)로 활약하다 올해 5월 구단의 임의탈퇴 통보로 팀을 떠났다. 이후 7월 경기 광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고 선수의 죽음은 악성댓글 때문인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 고 선수의 어머니가 임의탈퇴제도를 악용한 구단 측의 가혹행위를 폭로하면서 진실공방이 시작됐다.

임의탈퇴제도란 영문으로 'Voluntary Retirement'로 표기된다. 직역하면 자발적 은퇴다. 영문 표기를 일본에서 '닌이인타이'(任意引退·임의은퇴) 번역했고, 국내에서 임의탈퇴로 의미가 바뀌어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의탈퇴는 소속 구단의 허락없이는 팀을 옮기거나 선수 활동을 할 수 없는 사실상의 구속제도다. 임의탈퇴 선수는 구단 공시일로부터 선수로서의 모든 활동이 정지되며, 복귀할 때까지 연봉도 지급받을 수 없다. 

고 선수 어머니에 따르면 고 선수는 2018년부터 팀내 포지션에 밀려나는 등 힘든 생활을 하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오랜 기간 수면제를 복용했다. 

고 선수는 지난 5월 구단으로 일방적으로 임의탈퇴 통보를 받은 뒤 실업팀 입단까지 추진했으나 임의탈퇴 조치로 프로선수 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프로스포츠 선수의 임의탈퇴가 총 113건 발생했다. 특히 배구가 53건으로 가장 많았다.

누리꾼들은 "고유민 선수 한이 풀릴 날이 왔으면 좋겠다", "체육계 큰 문제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제2의 고유민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유민 선수, 최숙현 선수 등 체육계 갑질 사라져야" 등 스포츠계 갑질 문화를 비판하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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