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한국웹툰이 유럽에 윙크할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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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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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OTT·웹툰 등 주제로 유럽 진출 기업 아이디어 소개

  • 콘진원 비즈니스센터, 해외시장 동향 분석…최신정보 전달

  • 코로나 위기, 콘텐츠 산업에는 기회…현지 최적화로 공략

 

‘2021 유럽 콘텐츠 산업 전망 세미나’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는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전 세계 인구 78억명이 하나의 콘텐츠에 함께 열광하는 세상이다. 방탄소년단(BTS) 같은 세계적인 그룹의 음악과 무대는 실시간으로 안방까지 전달된다. 자랑스러운 ‘케이(K)-콘텐츠’는 한국을 대표하는 말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사람의 굵은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진 K-콘텐츠를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이 지난 18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개최한 ‘2021 유럽 콘텐츠 산업 전망 세미나’도 그중 하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웨비나(Webinar·웹 세미나) 형식 토론을 통해 방송과 OTT(Over-the-top) 그리고 웹툰(Webtoon)과 스타트업(Start-up)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콘진원이 2019년 11월 프랑스 파리에 개소한 ‘유럽비즈니스센터’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유럽비즈니스센터’는 유럽 각국에 K-콘텐츠 홍보와 함께 한국 콘텐츠기업의 현지 비즈니스를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해외 주요 콘텐츠 관계자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국내 콘텐츠 기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한국의 콘텐츠와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직접 현지로 뛰어들었다. 콘진원은 유럽 센터뿐만 아니라 △미국 센터(LA) △중국 센터(북경·심천) △일본 센터(도쿄) △인도네시아 센터(자카르타) △베트남 센터(하노이) 등을 운영 중이다. 각 대륙에 있는 비즈니스센터들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K-콘텐츠 기업을 위한 현지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9년 11월 프랑스 파리에 개소한 ‘유럽비즈니스센터’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현지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세미나는 매우 실용적이었다.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유럽에 진출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여럿 소개됐다. 김영준 콘진원 원장은 “코로나가 사라진 이후 유럽 콘텐츠 시장을 조망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프랑스 격언 중 ‘의지가 준비돼 있을 때 발은 가볍다’는 말이 있다. 여러분의 의지가 준비돼 가벼운 발걸음이 될 수 있게 콘진원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를 불어권 국가에 최초로 공급한 프랑스 한국 드라마 스트리밍 플랫폼 ‘드라마 패션’(Drama passion)의 CEO인 앙드레 드 세믈리앙은 ’유럽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OTT 콘텐츠와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믈리앙 대표는 중요한 포인트로 ‘언어의 장벽’을 꼽았다. 그는 “미국 드라마가 프랑스에 방영될 때 오리지널 버전에 프랑스어 자막만 있다면 큰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과반수의 사람들은 프랑스어 더빙 버전을 보러 간다”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팬층을 넘어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려면 좋은 품질로 더빙을 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 어린이 콘텐츠 기업 ‘조디악 키즈’(Zodiak Kids)의 CEO 브누아 디 사바티노는 각 장르별 특징을 이야기하며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비티노 대표는 “한국의 영화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빛을 발하고 있다”며 “아주 특수한 한국문화를 영화산업을 통해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특별한 한국문화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사비티노 대표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다르다.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 아이들이 보기 때문에 문화적 요소가 너무 강하면 안 된다”며 “오히려 어떻게 해야 국제적인 표준을 맞출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서도 웹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드릭 로베르 벨기에 웹툰기업 ‘웹툰 팩토리’(webtoon factory) 디지털 본부장은 “프랑스 웹툰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코로나 덕분에 성장 중이다”며 “2020년 초만 해도 3~4개였던 웹툰 제작사가 현재는 7~8개로 늘어났다. 코로나 이후 콘텐츠 다운로드 수가 700%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의 웹툰 장르로는 로맨스가 꼽혔다. 스테판 페랑 벨기에 대형 출판사 ‘에디션 뒤피’(edition dupuis) 편집장은 “프랑스 만화는 그동안 여성 독자들을 겨냥한 적이 없었다”며 “로맨스 장르는 감정을 잘 전달해야 한다. 말로는 표현되지 않지만 의미를 내포하는 상황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한다. 한국은 매우 뛰어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짚었다.

각 나라에 있는 콘진원의 비즈니스센터는 ‘해외시장 동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신 정보들을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할 때 고려해야 할 기회와 위험 요소를 다방면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각국의 문화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콘진원의 유럽 비즈니스센터는 “대다수가 기업의 세금 및 사회보장세 납부 연기를 비롯한 자국 제작사의 콘텐츠 소비증진에 관한 지원정책이다. 자국의 문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머무르고 있다”며 “따라서 코로나로 위기에 직면한 산업의 경우, 당분간 해외 콘텐츠 유입에 있어서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출판사 ’뒤피’(DUPUIS)의 스테판 페랑 편집장(오른쪽)과 웹툰 플랫폼 ’웹툰 팩토리’ (Webtoon Factory)의 세드릭 로베르 본부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콘텐츠를 비롯한 문화는 각 나라를 더욱 가깝게 연결한다. 이번 세미나의 축사를 맡은 유대종 주 프랑스 대사는 “많은 산업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콘텐츠 산업만큼은 성장세다. 한국의 저작권무역수지는 2020년 상반기에 역대 최고 흑자를 달성했다”며 “한국과 프랑스 나아가 한국과 유럽의 콘텐츠 산업 간의 상생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IT 경제 장관은 “프랑스와 한국은 기술교류에 있어 문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양국은 디지털화된 경제와 사회에 도달한다는 공통의 도전과제를 갖고 있다. 두 나라의 협력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유럽비즈니스센터’에서 촬영된 ‘2021 유럽 콘텐츠 산업 전망 세미나’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세계 곳곳에 있는 콘진원의 비지니스 센터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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