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함정이었다?…날짜·당사자 왜곡한 억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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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2-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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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언론, 다른 사람-다른 사안 통화를 같은 사람의 것으로 왜곡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연합뉴스]

최근 "소위 '검언유착' 사건은 MBC와 제보자X가 판 함정"이라고 주장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부실한 취재에서 출발한 왜곡기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장, 보도의 근거가 된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의 발언부터 중요한 사실관계를 누락한 것으로 의도적인 끼워 맞추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헤럴드경제 등 일부 언론사는 이 검사가 지난 15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3월)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제보자X'를 만나기 전인 지난 2월, MBC와 '제보자X' 사이에 통화 내역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를 만나기 전에 MBC 측과 교류가 있었던 만큼 사전에 '폭로'를 기획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검사는 '이 전 기자가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유착해 연락하기 이전인 2월경 이미 MBC 관계자와 제보자X 간 연락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미 이철이 협박을 당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가 MBC 업무용 전화에 지난 2월 제보자X와 관계자 사이 통화 기록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7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X와 장인수 MBC 기자가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 첫 연락을 나눈 것은 지난 3월 10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검사가 MBC 측 관계자라고 주장했던 것은 당시 사모펀드 3부작을 촬영했던 PD수첩 김모 PD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씨 측은 '원래 MBC PD수첩 제작진과 함께 사모펀드 관련 프로그램은 제작하고 있었는데, 그 기간 중에 이철 전 대표 측의 요청으로 이 전 기자를 만나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PD수첩 제작진에 자료를 제공했는데, PD수첩 측이 장 기자와 연결을 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보자X'와 MBC측이 지난 3월 이후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헤럴드경제는 이와 관련해 MBC 관계자나 보도를 한 장 기자, 제보자X에게 별다른 확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MBC가 사전에 제보자X와 이 전 기자의 접촉이나, 이 전 대표가 협박성 취재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유도했다는 주장은 채널A 측이 발간한 자체 진상보고서와도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2월 14일부터 월 21일까지 총 세 차례 편지를 보냈다. 또 제보자X와 이 전 기자가 첫 만남을 가진 시점은 3차 편지를 보낸 2월 25일이다.
 

[사진=채널A 자체 진상보고서 캡처]


피해자인 이 전 대표는 앞선 재판에서 자신과 가까운 변호사에게 이 전 기자에게 편지를 받은 사실을 전달했고, 변호사는 여러 사람과 조언을 하던 중 관심을 보인 제보자X와 논의를 했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제보자X가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으로 제보한 건 PD수첩 사모펀드 3부작 방송 이후인 3월 7일이다.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기는 이미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네 차례 협박성 편지를 보냈고, 제보자X와도 한 차례 만난 이후이다.

MBC가 제보자X와 만나 취재에 들어간 건 그로부터 나흘 뒤인 3월 11일이다. 이같은 내용은 제보자X와 장 기자 간 문자에서도 확인된다. 이 검사 주장과는 달리 3월 10일에서야 제보자X와 장 기자간 연락이 처음 시작된 것이다.

MBC는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2월과 3월 통화내역도 모두 지난 8월 초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X-장인수 MBC 기자 간 문자 메시지.[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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