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동주의 펀드, LG 계열분리 반대…공정경제 3법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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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12-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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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다른 사업 집중으로 주주가치 높아질 것"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의 한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LG그룹의 계열분리를 반대하는 움직임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을 목적으로 한 행동주의 펀드로 인해 기업의 경영활동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는 LG에 보낸 서한을 통해 “최근 발표된 LG의 계열분리 계획은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며 “LG는 현재 순자산가치의 69% 수준인 주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LG그룹이 최근 이사회를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 5개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LG에서 분리하기로 한 결정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들은 “가장 훌륭한 기업 지배구조로 평판이 나 있는 LG가 소액주주들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계획을 제안했다”며 ”그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더 좋은 대안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며 “LG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다는 이유로 주주들에게 반하는 행동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이들의 반대 행동은 공정경제 3법이 통과된 후 취해졌다는 점에서 재계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개정에 따라 상장회사는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 선출하고, 이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구광모 LG 회장과 구본준 LG 고문이 각각 15.95%, 7.72%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도 3%만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자본은 지분 쪼개기를 통해 3%룰을 회피할 수 있다. 이 경우 최대주주의 방어권은 무력화되고, 경영권은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지니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화이트박스는 지난 3년간 LG의 지분 약 1%를 보유해 왔으며 현재는 0.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한에 대해 LG 관계자는 “이번 분사로 전자, 화학, 통신 등 다른 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분할이 완료되고 성장전략이 보다 구체화되면 디스카운트 이슈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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