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과로사 이슈에 박근희 부회장·강신호 신임 대표 '투톱 체제'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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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0-12-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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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그룹 정기 인사에 따라 강신호 대표 새롭게 선임…기존 박근희 부장과 업무 역할 분담 예정

  • 택배 노조 문제 해결이 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박 부회장은 대외활동 총괄할 듯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왼쪽)과, 강신호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 [사진=CJ그룹]

최근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CJ대한통운이 박근희 단독 대표 체제에서 강신호 신임 대표와의 '투톱 체제'로 변환한다. 대표 인사 배경과 강신호 신임 대표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CJ그룹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을 이끌었던 강신호 대표는 이날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CJ대한통운의 대표이사로 새롭게 임명됐다. 이로써 CJ대한통운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2년 4개월 동안 이어져온 박근희 부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에서 양 대표가 업무를 분담하는 협력 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박근희 부회장은 삼성그룹에서 사원부터 시작해 부회장까지 승진, 이후 CJ그룹 수장으로도 자리를 옮기며 '월급쟁이 신화'를 이룩한 인물이다.

2018년 당시 박근희 부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눈에 들어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당시 CJ그룹과 삼성그룹은 고(故)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두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박 부회장은 양 그룹의 관계 개선의 임무를 부여받고 CJ에 영입됐다. 삼성그룹에서의 풍부한 실무 경영 감각을 갖췄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여온 점이 주효했다. 박 부회장의 영입을 위해 이재현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양해까지 청했을 정도였다.

박근희 부회장은 그룹 대외활동을 총괄하고, 경영 전반의 자문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지난해에는 CJ 대표이사까지 겸직하는 등 이재현 회장을 충실히 보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박 부회장의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CJ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고 CJ대한통운에 집중했지만, 통운에서는 그야말로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에 따른 사고도 비례해 증가한 것이 문제였다. 택배 과로사 이슈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시간이 거듭될수록 이에 항의하는 노조의 움직임도 더욱 격해졌다.

급기야 지난 10월 박근희 부회장은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재계는 이 기자회견이 이번 투톱 체제 인사의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었고, 이후로도 대한통운은 노조와의 대립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새로 선임된 강신호 대표에게 주어진 우선적 과제도 바로 이 택배 노조와의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 재계 중론이다.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택배업 전반에 대한 인식을 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 동력 및 비전까지 제시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강신호 CJ대한통운 신임 대표는 작년 CJ제일제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올해 CJ제일제당의 역대 최고 실적을 일궈낸 바 있다. 이재현 회장은 이 같은 강 대표의 경영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박근희 부회장은 강신호 신임 대표와 함께 업무를 분담하되, 그룹의 대외업무를 계속 담당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아직 강신호 신임 대표와 역할 분담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아마도 박근희 부회장은 대외활동 역할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CJ대한통운을 넘어 그룹 전체 이미지를 훼손한 것이 문제"라며 "무엇보다 과로사 사안의 경우 정부까지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부담이다. 강신호 대표에게 이를 반전시켜야 하는 구원투수의 역할이 주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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