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2021년 바이든시대 대(對)중국 투자 3대 리스크..한국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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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
입력 2020-12-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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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교수]



美, 대중국 공격 마초군단에서 아마조네스군단으로

지난 2년간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은 성공했을까? 답은 '글쎄요'다. 장사꾼 트럼프, 속전속결로 중국을 몰아붙였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심판의 게임종료 휘슬이 울렸고 경기에 진 트럼프 대통령은 하산할 일만 남았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목 조르기에 숨이 넘어갈 뻔했다가 한숨 돌렸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에 미국과 관계 개선의 기대가 있다.

그러나 중국은 개를 피해 산으로 갔다가 늑대를 만난 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바이든은 중국의 역대 지도자 5명 중 마오쩌둥을 빼고 4명의 지도자를 모두 만나 회담을 한 미국 정계 최고의 중국통이다. 1979년 상원의원으로 덩샤오핑과 면담 이후 2001년 상원외교위원장으로 장쩌민 주석과 주룽지 총리와 회담했고, 2011년 부통령 자격으로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했다. 2013년에는 부통령 자격으로 시진핑과 회담했고 2015년에는 방미한 시진핑 주석과 회담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트럼프는 중국을 잘 몰랐지만 바이든은 시진핑의 실력을 역대 중국지도자들과 비교할 수 있는 내공을 지녔다.

기업이건 정치이건 간에 결국 사람이다. 용병술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 바이든의 공약과 인선을 보면 미국의 미래 4년은 트럼프의 지난 4년과는 완전히 달라질 판이고 대중국 전략도 트럼프와는 다른 차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스탭을 보면 '펜스 부통령을 필두로 70대의 백인 마초(Macho-man)군단'들이 중국 공격의 주도세력이었다. 그러나 지금 바이든의 외교와 경제, 백악관 스탭을 보면 여성부통령부터 시작해 '50대 여성 중심의 아마조네스(Amazones) 군단'들이 대거 등장했다. 트럼프의 마초군단 전략과 바이든의 아마조네스 군단 전략은 기본부터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트럼프시대 대중국 스탭은 반중 감정으로 똘똘 뭉친 고집불통들 중심이었지만, 이번 바이든의 인선은 철저하게 중국실무를 담당했던 유경험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바이든 시대에 중국은 희망과는 달리 트럼프시대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021년 중국경제의 3가지 리스크

중국은 코로나19의 발병국이지만 강한 사회통제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조기에 안정화시킨 덕분에 2020년에 전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이 퍼뜨린 코로나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신음하고 있고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은 하반기 들어 두 자릿수 고공행진 중이고 11월에는 21.1%의 고성장을 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방역물품 수요가 급증하는데, 중국은 빠른 코로나 안정화로 코로나 방역 관련 물품의 수출이 급증했고, 경기침체로 가성비 좋은 저가상품의 수요가 폭발하다 보니 중국이 최대수혜자가 된 때문이다.

2021년에도 중국경제는 8~9%의 고성장으로 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021년 1분기 GDP는 2020년 1분기의 코로나 발생 기저효과 때문에 15~20%대의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는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잘나가는 중국경제 2021년에 리스크는 무엇일까? 첫째는 위안화 절상, 둘째는 금융완화 중단에 따른 신용 리스크, 셋째는 미국과의 전쟁 재점화다. 시기별로 보면 상반기 위안화 절상, 중반기 신용 리스크, 하반기 대미 리스크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은 필연적으로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를 부른다.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수경기 부양에는 위안화 강세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태세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은 전 저점인 6.2 수준까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내수기업은 휘파람을 불지만 수출기업은 위기다. 중국의 중소수출기업과 거래하는 한국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은 미국 못지않게 통화를 풀었다. GDP의 200%가 넘는 유동성이 제대로 돌기 시작하면 인플레 압력이 커진다. 경기가 5~6%대로 정상수준으로 돌아오면, 중국정부가 맨 먼저 할 일은 금융완화정책의 중단이다. 코로나 와중에 부채를 늘린 중소기업의 신용위기가 올 수 있다.

미국의 코로나 확산과 집권초기의 진영정비기간을 감안하면, 미국의 중국과의 전쟁은 하반기에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무역, 기술, 금융, 외교, 국방 등 전방위로 미국의 파상공격이 예상되고 이는 대중국 투자심리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리스크를 한국의 기회로 삼으려면?

지금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낮아진 상황이다. 2021년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14차 5개년계획에는 수출목표가 없다. 그리고 코로나 영향으로 미국의 내수시장 위축이 있기는 하지만 2020년 중국의 내수유통시장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래서 중국은 2020년에에 수출의존 중심의 성장모델을 버리고 '쌍순환(双循环) 경제'라는 이름의 기술혁신 주도 내수성장 모델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미·중의 전쟁에서 그간 한국은 고래싸움에 등 터진 새우의 형국이었다. 그런데 2021년부터 새로운 국면이 나타날 전망이다. 중국의 기술 국산화와 내수중심 성장은 단기적으로 한국이 수혜자다.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로 중국은 미국 이외의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한국이 좋은 협력대상이다. 그리고 내수시장 확대는 지리적·문화적으로 한국기업에 유리한 점이 많다.

지금 중국은 온라인 플랫폼 소비가 총유통의 30%대에 달하는 '플랫폼 소비의 나라'로 변신 중이다. 2019년에 중국은 전 세계 명품의 35%를 구매했고 세계 9대 명차의 27%를 사들였다. 중국은 지금 '브랜드의 나라'다. 그래서 한국의 대중전략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먹던 것, 입던 것을 중국에 팔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플랫폼 경제와 브랜드 경제에 올라타지 못하면 더 이상 한국에서 중국특수는 없다. 최신, 최대, 최고, 최초의 '최(最)'씨 형제만 중국에서 대접 받는다.

바이든 시대의 중국에는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고 우리 한국의 대중전략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인건비에 목숨을 걸었던 전통제조업은 빨리 탈(脫)중국화하고 최신, 최대, 최고, 최초의 '최씨' 형제로 무장한 소비재는 빨리 중국으로 들어가 시장을 잡아야 한다. 이젠 중국에 컨베이어 돌려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팔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에서 지금 비즈니스는 플랫폼에 올라타 브랜드를 팔아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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