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마녀사냥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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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건설부동산부 부장
입력 2020-12-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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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분노로 가득하다. 내 집만 없어 화가 나고, 내 주식만 떨어져 속이 상한다. 나만 직장을 못잡아 열을 받고, 그래서 결혼을 못해 우울하다. 발버둥칠수록 더욱 나락으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마녀를 찾는다. 시대에 트집을 잡고, 정권 탓으로 울분을 달랜다. 조상님 원망은 단골 메뉴다. 남편과 부인이, 가족이, 친구와 동료가, 멘토였던 TV스타가 일순간 마녀가 된다. 마녀사냥을 한다. 장작을 쌓고, 기름을 겹겹이 바른 뒤 점화한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외친다. 한판 굿을 벌인다. 심지어 배우자를 칼부림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활활 타버린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마녀는 분노가 낳은 허상이란 걸. 마녀사냥은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같아서, 반복될수록 허탈감만 쌓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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