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비건] ②美 행정기 교체기 北 도발 가능성↑...한·미, 김정은 달랠 묘수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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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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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바이든' 정권 교체기 北 도발 가능성

  • "北, 1992·2000·2008년 말 美정권 교체기 도발"

  • "北 오판 시 대화 판 깨질 수도...文 역할 중요"

  • 정부 "한반도 정세 관리 중"...이주 비건 방한도

미국 행정부 교체기를 맞아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에 한국 정부가 모든 가용한 대북(對北) 채널을 활용해 북한이 도발하지 못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북한의 성급한 도발로 북·미 대화 판 자체가 깨질 수 있는 탓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등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북·미 사이 협상 중개자로서 중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왼쪽),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北, 1992·2000·2008년 말 美 정권 교체기 도발"

6일 세종연구소에 따르면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미 대선 이후 북·미 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조속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안은 전방위 우호 선린 평화 설득외교에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홍 위원은 현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상당한 함의를 줄 수 있는 미국 정권 교체 시기로 1992년 말과 2000년 말, 2008년 말을 꼽았다.

특히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으로 정권이 이양되던 2000년 말을 상기하며 홍 위원은 "당시 북한의 관심은 미국에서 민주당 행정부가 공화당 행정부로 교체될 경우 북·미 정상화 과정이 연속선상에서 계승될 것인가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오콘(신보수주의)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부시 행정부는 임기 출범 직후 클린턴 행정부가 1994년 약속한 제네바 핵 합의의 핵심 사항들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접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 내 정권 교체로 대북 정책 방향이 전환된 데 대해 북한이 불만을 품고 제2차 서해해전 도발에 나서는 등 한반도 정세를 냉각시켰다는 뜻이다.

홍 위원은 "세 가지 사례에서 공통된 점은 북·미관계 개선이 기대됐지만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거나 북·미 관계가 냉각됐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북·미 정상회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北 오판 시 대화 판 깨질 수도...文 역할 중요"

홍 위원은 내년 1월 20일 바이든 차기 행정부 출범 직후에도 북한이 오판에 따른 도발을 감행할 경우 북·미 협상 판이 또다시 깨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새로운 행정부 출범으로 외교 당국자 인준에 반년 정도 소요되는 데다 바이든 (당선인)은 정상적인 실무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 능력이 축소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자연히 북·미 협상 재개가 지연되고 더딜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칫 북·미 및 남북 대립 국면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더구나 북한이 2009년처럼 상황을 오판해 도발에 나서면 협상 기조가 증발할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먼저 모든 가용한 채널을 활용해 북한이 섣불리 도발을 감행하지 못 하도록 설득하고 통제해야 한다며 "특히 북한이 성급히 도발을 감행하면 올해보다 내년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고 홍 위원은 강조했다.

아울러 대미(對美) 외교 과정에서도 "2009년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북한을 무시하고 방치하면 뒷감당이 어려울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이 크므로 일단 북한에도 관심을 둬 협상 재개 준비 중임을 밝히고 도발을 억지하며 가능하면 기초적인 접근과 대화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기에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양국 사이 협상 중개자와 평화 촉진자 역할을 재차 수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 역시 행정부 교체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 정세 관리에 힘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 과제는 상황 관리"라며 "과도기에서 도발로 갈 수 있는 요소를 줄이고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 정부에서 북핵수석대표로 활약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방한할 예정이어서 한·미 외교당국이 북한을 달랠 묘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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