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號 SKT, 중간지주사 전환으로 AI ICT 회사로 거듭날까(종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차현아 기자
입력 2020-12-03 17: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해 SK텔레콤은 통신을 넘어 AI 등 ICT 사업을 아우르는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3일 SK그룹은 3일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박 사장이 SK텔레콤에 이어 SK하이닉스 경영까지 맡게 되면서 SK그룹의 중간지주사 구축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중간지주사 전환은 탈통신을 꿈꿔온 SK텔레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이 SK텔레콤을 투자 부문과 이동통신 부문으로 쪼개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부문이 지주사가 되고, 이동통신 부문과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 SK텔레콤 자회사들이 아래 놓이는 구조다.

현재 SK(주)는 SK텔레콤 등을 산하에 두고 있으며, SK텔레콤의 자회사는 SK하이닉스와 SK브로드밴드, ADT캡스 등이다.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족쇄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가 M&A를 진행할 때는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M&A 추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여기서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되면 SK하이닉스도 SK(주)의 손자회사가 아닌 SK텔레콤의 자회사가 되므로, 지분 규제 없이 M&A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중간지주사 전환에 앞서 SK텔레콤은 6조원 가량을 투입해 SK하이닉스의 지분을 10% 가량 더 매입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후, 신규 설립된 지주사가 자회사를 소유하려면 의무 지분율을 20%에서 30%로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이 원스토어와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자회사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이 성사되면 SK텔레콤은 AI 기반 ICT 사업을 총괄하는 빅테크 기업으로의 성장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사장단 인사 후 AI 반도체 사업에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간 시너지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박정호 부회장이 SK하이닉스 경영도 맡게 되면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공개하고, AI 가속기 시장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사장단 인사 후 발표한 조직개편안을 통해 기존 핵심기술 사업부를 AI 중심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AI서비스단은 AI&CO(Company)로 조직명을 바꾸고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돕는 AI 에이전트(Agent)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SK텔레콤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SK그룹 내 ICT 자회사들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박정호 부회장은 1989년 (주)선경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SK맨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후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 SK그룹 투자회사 관리실 CR지원팀장, SK C&C 사장 등 SK그룹 내 전략통이자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약해왔다. 박 사장은 2015년 이후 SK C&C 대표, SK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SK텔레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