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전세대책] 단기 공급책 쏟아낸 정부…전문가들 "최악의 정책"

안선영·최다현·김재환 기자입력 : 2020-11-19 15:07
2년 동안 전국 11만4000가구 임대주택 공급 "단기대책 불과…수요자가 원하는 주택 없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향후 2년 동안 전국 11만4000가구의 임대주택을 순증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 중 수도권에는 7만 가구가, 서울에는 3만5000가구가 공급된다. 3~4인 가구의 수요를 충족할 고품질 중형 임대주택(전용 60~85㎡)도 5년간 6만3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공급이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들이 단기 공급대책 활용에 불과하고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가 아닌 비주택 물량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다가구·다세대 물량을 대거 확보해 공급하더라도 수도권에서 교통·교육환경이 좋은 곳의 아파트를 선호하는 전·월세 수요층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전세난 뚫자"··· 정부, 임대주택 11.4만 가구 '영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세시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 상반기까지 초단기 공급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택지 추가 발굴, 민간건설 규제 개선 등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도 선제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량은 매입약정 방식의 신축 매입임대, 공공전세형 주택 등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매입약정을 통해 확보한 다세대 등을 전세로만 공급하는 공공전세가 이번에 신설된다. 공공전세는 주변 시세 대비 90%의 임대료로 공급한다.

정부는 단기 공급에 집중한 만큼 2021년 상반기까지 전체 공급 물량의 40%인 4만9000가구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3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 3만9000가구를 현행 기준에 따라 공급하며, 남은 공실은 전세로 전환해 올해 12월 입주자를 모집해 내년 2월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신축 매입 약정 7000가구와 공공전세 주택 3000가구도 내년 상반기 공급한다.

2021년 하반기에는 공실 상가, 오피스, 숙박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2만6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공실 리모델링을 통해 6000가구가 최초로 공급되며, 신축매입 약정 1만4000가구와 공공전세 6000가구에도 입주가 가능해진다.

전세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전세대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100만 민간임대 말소하고 물량 10%만 공공전세로 내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수 없는 대책"이라고 혹평했다. 전·월세난을 막기에 역부족인 데다가 수요자들이 원하는 질 좋은 물량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 번에 등록 말소한 100만 가구의 민간임대주택을 채우기엔 턱없이 적은 공급량이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전세시장 불안과 수도권 주택매수는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공급이 수요가 원하는 주택유형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전세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지금 수요자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공실을 끼워 넣고 비주택 리모델링 물량으로 구색만 맞춘 형국"이라며 "공급량 대다수는 수요자가 원하는 입지나 질 좋은 주택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비판했다.

공급된 매입임대 사례나 주거용으로 전환을 계획하는 주택은 누적된 수요자가 요구하는 주택과 생각의 차이가 있어 실제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대책은 단기 활용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용도가 다른 건물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데다가 정작 수요가 가장 높은 아파트에 대한 공급 확대책은 전무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매입임대로 공공임대주택을 늘려 인근 시세보다 임대료(전세금)를 싸게 해서 내놓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시장가격의 왜곡"이라며 "매입임대 물량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인근의 신규 임대매물 가격보다 낮게 임대료를 책정하면 매입임대주택이 일종의 '로또'가 되는 부작용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세난 해소에 의지가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대책인 만큼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세물량 공급이 적시에 이뤄진다면 전세시장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다만, 전세 수요는 매매보다 상대적으로 학군, 직장과의 접근성을 더 크게 고려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공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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