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의 베트남 인(人)]김한용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 회장

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입력 : 2020-11-26 09:00
"내년부터 2기 연임 준비 중...베트남 대표하는 경제직능단체로 거듭날 것" "정책자문관 등 신설해 기업 애로사항과 정책제안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코로나19는 90년대 혼돈의 베트남과 같아...기업인의 인내력과 판단력 필요" "기회는 온다...비공식 정보에 의존 말고 공식 루트와 상식적인 절차 통해야..."
김한용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하노이 코참) 회장은 거침이 없다. 그는 공식 석상이나 사석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솔직한 발언을 있는 그대로 쏟아낸다. 그의 추진력과 돌직구 같은 성품은 베트남 하노이 한인사회에선 이미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이끌고 있는 하노이 코참은 사실상 전 세계 코참 중 가장 덩치가 큰 연합회 중 하나다. 이런 방대한 조직을 이끌려면 웬만한 뚝심으로는 버티기가 힘들다. 하노이 코참에는 3000여개 기업이 소속돼있고 베트남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삼성, 포스코, 신한, CJ 등 대기업부터 소규모 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집단이 소속돼 있다. 그는 회장 부임 후 이러한 대규모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지난 3년간 회장직을 특유의 추진력으로 이끌어왔다.

“베트남도 문제가 많습니다. 베트남을 바로 봐야 합니다. 모든 투자에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더 이상의 묻지마식 투자는 금물입니다. 바로 볼 것 바로 보고 적확한 곳에 계획성 있는 투자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 회장은 서두부터 돌직구를 날렸다. 대부분 해외 교민들은 거주하는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들의 이익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당국의 장점을 피력하려 한다. 그러나 김 회장은 달랐다. 베트남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신중'을 권했다.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야 합니다. 베트남과 언뜻 보면 비슷한 점이 많아서 한국인들이 한국처럼 사업하려고 하는데 근데 실상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상하게 베트남 오면 유교문화권이라 그런지 제2의 한국으로 착각합니다. 오히려 유사한 것을 가장 두렵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자기 자신도 초창기 같은 이유로 실패했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연구와 연구를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부터 중국 그리고 베트남에 오기까지 자신의 인생 여정을 풀어냈다. 젊은 시절 하루 사이에 일본 열도를 헤집고 다녔던 에피소드 등 전설과도 같은 초기 상사맨의 일화를 쏟아내며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이치처럼 결국 기회는 다가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베트남 내 많은 한인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지만 보다 능동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코참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강한 의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입니다.”

그는 곧 2기 임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전 임기 3년을 포함해 총 6년의 임기다. 향후 정책전문관 제도를 신설하고 코참데일리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연합회의 재정안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하노이 코참을 ‘세계1등 코참’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한용 베트남상공회의소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하노이 코참 제공]


-먼저 베트남 하노이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에 대한 연혁과 간략한 소개를 해달라.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하노이 코참)는 베트남 외국인 연합회 설립 규정에 의거 1995년 1월에 베트남 정부로부터 정식인가를 승인받았다. 이어 이듬해 3월에 창립총회를 통해 협의회(5개 분과, 3개 업종)가 구성됐으며, 법정 민간단체이자 경제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3000여 우리 기업 회원사가 가입해 활동 중이다.
코참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코참 포럼이 있다. 2005년 제1회 코참 포럼을 시작으로 2019년 제54회 코참포럼까지 우리 기업인들의 원활한 기업활동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코참 포럼의 특징은 지속성에 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3~4회씩 꾸준히 지속해 왔다. 또한 2009년부터 계속해온 코참 자선의 밤 활동은 베트남 사회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느끼고,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12년째 지속하고 있다."

-하노이 코참은 그동안 기업간담회, 세미나, 사회공헌활동(CSR) 등 적극적인 대외행사를 추진해왔다. 코참 주요 활동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올해 코로나 여파로 활동이 조금 위축된 점은 있지만 코참은 혁신과 공감의 힘 속에서 기업들과 동행하며 꾸준히 다양한 대외활동을 지속해 왔다. 코참 대외활동의 큰 틀은 기업 간 지식정보 공유, 베트남 대정부 활동, 기업 자문, 교육, 사회공헌활동(CSR)을 통한 베트남 내 친한국기업 정서 조성과 회원 간의 화합과 성공적인 비즈니스 추구라는 목표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각계의 저명한 전문가들을 초청, 시기적절한 주제로 포럼, 세미나와 워크숍, 초청간담회를 개최해 보다 전문화된 정보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회원사들과 진출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비즈니스 정보에 필요한 안내서, 베트남 법령 출간과 코참데일리를 통해 경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며 베트남 정보의 제도나 정책으로 인해 겪는 애로사항들을 베트남 행정 부처들을 방문해 개선토록 요청한다. 아울러 VBF(Vietnam Business Forum)과 같은 대규모 포럼을 통해 우리 기업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베트남 정부에 전달해 우리 기업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베트남 내 많은 한인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노이 코참의 활동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 먼저 활동 분야는 관공서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코참 같은 민간단체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현지에 나와 있는 관공서들와 협력하고 또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
특히 많은 한국기업이 올해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오히려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있고 어려운 점에 직면한다고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정작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그 의사를 표시하는 기업은 소수다. 물론 베트남 정부도 답변에 소극적이라 답답한 점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베트남 정부의 반응에 낙담할 것이 아니라, 베트남 정부로부터의 공식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이고 꾸준히 제기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하노이 코참은 올해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기업인특별입국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나름의 성과였다. 이를 통해 코참은 입국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자 현지 정부와 계속해 접촉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업의 애로사항이나 건의는 수시로 받고 있다. 코참의 운영위원들은 대부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의 자문을 받아 답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드리고 베트남 정부로의 건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인 특별입국 등 애로사항이 있는 기업은 언제든 코참 사무국으로 연락주시길 부탁드린다."

-베트남 하노이 코참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노이 코참이 베트남 북부 우리 기업의 대표협회로 과연 제 기능을 잘하고 있느냐. 한국기업의 대표단체로서 역할하고 있느냐. 이것이 사실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서 본인은 회장 취임 직후 약 10만 달러 정도였던 코참 예산을 30만 달러까지 3배 이상 끌어올려 재정안정화를 도모했다. 또 한인회 등과 적극적인 업무 교류를 통해 코참과 한인회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본인의 코참 회장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현재 연임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 막 체제를 개편하고 재정을 안정시켰는데 아직은 아쉬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가장 큰 변화는 코참 정책자문관 제도의 도입이다. 정책자문관을 통해서 보다 능동적이고 구체적인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려 한다. 또 각종 포럼에서도 어젠다 기능 등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발행 중인 코참데일리를 보다 발전시켜 우리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싶다.
궁극적으로 본인의 목표는 하노이 코참이 ‘세계 1등 코참’이 되는 것이다. 세계한상대회나 어느 포럼이나 세미나를 가도 하노이 코참이 제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회원사들의 의지와 단결력이 매우 중요하다. 본인 또한 경제직능단체의 수장으로 본연의 위치에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오랜 기간 베트남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진출기업들에게 조언할 만한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달라.
"그동안 베트남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많이 했지만, 발상을 전환해 생각하면 여전히 가장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나라도 베트남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여파에도 지금 베트남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나라가 없다. 이렇게 베트남이 발전하다 보니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베트남으로 몰려오고 있다. 최근 베트남은 제조업의 허브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젊은 노동인구와 풍부한 자원, 특히 열심히 뭔가 해보자고 하는 국민성이 있다. 이런 국가가 발전을 안할 수가 없다. 이런 점에서 아직까지 아세안 투자 최적지는 베트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베트남을 배우고 공부하고 왔으면 좋겠다. 또 베트남에 대해 존중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한가지 베트남인들은 속마음을 절대 내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쉽게 화내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베트남인들은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한다. 진정 마음을 주는 이에게만 마음을 연다. 이런 점들을 알고 사업에서도 접근했으면 좋겠다. 이미 많은 분들이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많은 분들이 낭패를 보고 돌아갔다. 20여년을 살고있는 나도 아직 베트남을 잘 모른다. 베트남에 온 지 불과 6개월, 1년 밖에 안됐는데 베트남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자만심이다. 언제나 베트남을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베트남은 분명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그 기회를 용의주도하게 살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인사회 리더로서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2002년에 베트남의 푸토(Phu Tho)성에 한국 1호 투자기업으로 진출해 들어왔다. 이전에는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했다. 91년도에 처음으로 기은무역이라는 본인 회사를 창업했다. 95년에는 수출 1000만불 달성 훈장도 수여받았다. 당시에는 정말 바빴다. 일본의 고속열차인 신간센을 타고 후쿠오카가 있는 규슈부터 동경을 지나 삿포로까지 왕복을 수없이도 했다. 일본 이후에는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이제 일본과 중국을 떠나 근 20여년간 베트남에 집중하다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베트남과 언뜻 보면 비슷한 것 같아서 한국인들이 한국처럼 사업하려고 하는데 근데 실상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다. 사람들이 베트남 오면 이상하게 경제 수준이 좀 떨어지는 제2의 한국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유사한 것을 가장 두렵게 생각해야 한다.
나도 이러한 실수를 똑같이 했다. 초창기에는 베트남이 한국과 문화가 비슷하다고 해서 한국처럼 비슷하게 해왔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소위 말하는 수업료도 많이 내고 현지 사정을 익히면서 차츰 적응을 했다.
코로나 여파로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한다. 특히 식당, 여행사 등 내수분야에서는 많은 분들이 떠났다고 들었다. 하지만 본인은 이런 위기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언급했듯이 요즘 보면 초창기 답사시절 90년대 후반 푸토성에 왔을 때가 생각난다. 혼돈과 혼란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또 다른 기회가 열려 있다. 이제 베트남은 예전보다는 비상식적인 일이 적어지고 법규와 제도에 따라 상식적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 따라서 기업가, 교민들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해 이번 어려운 위기를 잘 이겨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한용 베트남 상공인연합회 회장[사진=하노이 코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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