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투심 개선 속 '밀당' 혼조세...대선 끝 다시 '코로나 장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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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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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 불확실성 완화·화이자 백신에 경제 정상화 기대감↑

  • '경제 회복 궤도 복귀' 경기순환주 vs '코로나 장기화' 기술주

이번 주(16~20일) 뉴욕증시는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백신 관련 소식을 중심으로 등락을 오가는 혼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한 상황에서 내수재 위주의 가치주와 거대 기술기업 중심의 성장주가 밀고 당기던 대선 전 '코로나 장세'로 복귀한 모양새기 때문이다.

전주 한주 간 다우지수와 S&P500 지수가 각각 4.08%와 2.16% 오른 반면, 나스닥지수는 0.55% 하락했다. 주간 기준 나스닥 대비 다우지수의 상승폭은 2002년 이후 최대 차이를 기록했으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추종한 러셀2000지수도 같은 기간 6.08% 급등했다.

 

다우지수 주간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는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분위기다.

이날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 중인 전령RNA(mRNA) 방식의 백신 후보 물질 'BNT-162b2'가 별다른 부작용 없이 90% 이상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아직 추가 검증이 필요한 초기 결과임에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비롯한 전문가는 화이자가 올해 안에 백신을 긴급 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공동창업자는 1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서 "자사의 백신 효과가 1년가량 지속한다"면서 "자사 백신으로 코로나19를 끝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같은 방식의 백신 물질을 개발 중인 미국 생명공학기업인 모더나 퓨리어틱스도 임상 결과를 검토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혀, 빠르면 이번 주 중 3차 임상시험 중간 평가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모더나의 임상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타난다면, 내년 중 경제 정상화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투자은행 UBS는 내년 2분기 중 미국의 코로나19 신규감염 건수가 0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1.25%p(포인트) 추가 상향했다. 앞서 2021년이었던 미국의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기를 6개월(2개 분기)가량 앞당긴 것이다.

백신 조기 출시가 현실화한다면, 내수에 영향을 받는 경기순환주(가치주)의 랠리(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반면, 백신 출시 기대감이 다시 허탕으로 돌아간다면 코로나19 사태에서 강세 흐름을 선점했던 기술주가 다시 장세를 주도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내셔날증권의 수석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CNBC에서 "지난 17년간 성장주(기술주) 실적이 가치주 실적을 능가해왔다"면서도 "기술주의 우세 추세가 깨진다면, 장기적인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이자 백신 호재 이전부터 이미 가치주들이 장세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공동차업자 폴 히키도 "성장주와 가치주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가운데 코로나19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전망이 악화하면 성장주로 장세가 기울고 상황이 개선하면 가치주에 힘이 쏠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연일 악화일로를 걷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장에 당장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지난 14일까지 미국에선 11일째 하루 10만명 이상의 감염자가 쏟아졌다. 전날 하루 동안에는 18만451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누적 확진자 역시 1100만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중심지인 뉴욕을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대도시들은 봉쇄 조치를 강화했으며, 캘리포니아주도 여행 자제 권고안을 강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고문인 마이클 오스터홀름 박사는 4~6주간 미국 전역의 추가 봉쇄 필요성을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바이든 정권 인수위원회는 이를 서둘러 진화했지만, 확산세가 진정하지 않는다면 봉쇄 조치 강화와 경제 회복 지연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추가 재정부양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워싱턴 정가의 합의 전망은 대선 후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상태다.

아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코로나19가 증가하는 사례와 부양책이 경제와 수익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백신 출시 일정과 효과를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칼 탄넨바움 노던 트러스트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CNBC에서 "미국 경제는 이미 회복의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것 같다"면서 "백신만 기다리다가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해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월 이후 발생한 100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직장을 되찾을 때까지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BNT-162b2'의 임상시험 물량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이번 주는 소비 관련 지표가 핵심이다. 10월 소매판매를 통해 미국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부문의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어, 증시의 방향도 가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소비 둔화세에 돌입했다면, 4분기 경제성장률도 악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와 홈디포, 메이시스 등 대표적인 소매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역시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소비 여건을 엿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16일에는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연설한다. 일본 내각부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도 발표한다.

17일에는 10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10월 수출입물가 등이 나온다. 월마트와 홈디포가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18일에는 10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엔비디아가 실적을 내놓는다.

19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와 11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캔자스 연은 제조업 지수, 10월 기존주택판매 등을 발표한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20일에는 주요 지표 발표가 없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연기자들이 백신으로 코로나19를 물리친다는 기대감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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