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자산관리 해드립니다"…비대면 신탁 출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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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11-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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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 장기화에 실적 악화 예상

  • 비이자 부문 수익 구조 강화 전략

은행권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 역시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비이자 부문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고객들이 영업점 방문을 꺼리는 데 맞춰 비대면 중심의 서비스를 마련하는 데 한창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디지털 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PFM)의 개발을 연내 마무리한 뒤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PFM은 개인이 각 금융회사에 보유한 금융계좌나 거래내역을 통해 수입·지출 등을 분석하고,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농협은행은 모바일 뱅킹을 통해 영업점 등 대면 채널과 비슷한 수준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올해 1월 PFM을 전담하는 별도의 애자일 조직을 구축한 데 이어 5월 IT마이데이터추진팀, 7월 데이터 사업부를 잇따라 신설했다. 7월에는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신임 디지털금융부문장(부행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다른 은행들도 분주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비대면 방식의 특정금전신탁 가입의 길이 열린 이후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거나 준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금융권 최초로 영상통화를 통해 특정금전신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모바일 뱅킹 '쏠(SOL)'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가연계신탁(ELT)과 인덱스 및 2차전지·바이오·헬스케어 등의 상장지수펀드(ETF) 26종의 상품을 대상으로 같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 밖에도 고자산에 특화된 PFM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우리은행은 연내 1차 오픈을 마친 뒤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 2차 오픈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의 신탁 수탁액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 신탁 규모는 지난 8월 기준 509조6996억원으로, 작년 동기(472조1766억원) 대비 8.0%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신탁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1.40%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예대금리 차이도 3분기 1.76% 포인트로 작년 동기의 1.94% 포인트에 비해 급감했다.

초저금리에 따라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도 신탁 시장이 떠오르는 배경이다. 뱅크샐러드와 토스 등 핀테크 업체 중심으로 성장하던 PFM 시장에 시중은행들이 뛰어들면서 경쟁 또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옵티머스와 라임 사태로 은행권 자산관리(WM) 서비스에 고객들이 갖고 있는 신뢰가 떨어진 만큼, 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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