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사의' 홍남기에 추경호·류성걸 기재부 선배들 '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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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11-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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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의 표명은 짜고치는 고스톱" 지적에 홍남기 "지나친 모욕"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돌발 사의를 표명했다가 추경호·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에게 한소리를 들었다. 두 사람 모두 기재부에 몸담았던 홍 부총리의 선배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의 표명이 처음인가"라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개인 인사 문제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추 의원은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사의 사실이 알려진 것은 오늘 처음인가"라고 묻자 홍 부총리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기재위 전체회의가 시작된 지 40분쯤 지나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현행대로 10억원으로 유지된다"며 "2개월 동안 갑론을박한 것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서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 직후 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각 반려했다.
 
홍 부총리가 사의를 밝힌 것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이를 관철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형평 차원에서 10억원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글로벌 정세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 현행처럼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추 의원은 "홍 부총리는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진정성 있고 진중한 사람"이라며 "오늘 사의 표명은 평소답지 않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행정고시 25기로 홍 부총리(29기)의 선배다. 추 의원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제1차관까지 지냈다.

추 의원은 "정책 견해가 달라 사의를 표명할 마음이 있더라도 국회를 마치고 하는 게 맞다"며 "공개적으로 말해버리면 상임위장도 그렇고 내일 진행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진지한 문답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주식 양도소득세) 10억원 기준 유지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이번 주 예정된 기재위와 예결위에서 정부 입장과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나가는 것은 스스로 견디기 힘들었다"면서 "예산 관련해서는 제가 부총리로 있으면서 편성한 것이므로 충실히 심의를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진중하지 못했다"면서 "오전에 (사의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두 달간 많은 논란이 있었던 사안에 대해 (대주주 기준 3억원 강화에서 기존 10억원 유지로) 입장을 번복하게 되는 상황이었다"며 "공직자로서 가만히 있는 것이 맞는지 숙고를 한 후 말한 것"이라고 맞섰다.   

추 의원에 이어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 후 문 대통령의 반려 및 재신임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로서 언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저에 대한 지나친 모욕"이라고 받아쳤다. 

류 의원 역시 행시 23기로 홍 부총리의 선배다. 류 의원은 기재부에서 제2차관을 끝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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