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세난 더 심해진다... 전국 전셋값 평균 5%↑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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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11-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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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억원 전셋값 2500만원 올라...서울 평균 직장인 연봉 맞먹어

  • 매매가격은 전반적 하락장세 속 '똘똘한 한 채' 독주

내년 전국 전셋값이 5%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역대 최고 수준의 전세난을 기록했던 올해(4.4%)보다 전셋값이 더욱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얘기다. 서울 평균 전셋집을 기준으로 평균 직장인이 연봉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야 오른 전셋값을 따라갈 수 있는 셈이다. 

매맷값은 평균적으로는 소폭 하락하겠지만 서울과 지방 대도시의 우수한 입지 위주로 ‘똘똘한 한 채’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1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매매 위주의 광고 전단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 김재환 기자]

발제자인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임대차2법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른 매물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이 공급부족이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은 이어 “급격히 월세 시장으로 전환되리라 보기 어렵다”며 “매년 25만쌍에 이르는 신혼부부 중 임차 수요가 대부분인데, 저리 전세자금대출이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통계를 보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저 1.96%에서 최고 4%다. 월세로 지출할 돈보다 이자만 내는 선택이 훨씬 더 경제적인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 전국 전셋값 상승률 전망치는 5%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4.4%보다 0.6%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방 광역시 등 요지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5억3677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평균치만 따라가도 한 해에 2500만원가량 오른다. 올해 서울 직장인 평균 연봉 2676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서울 전셋값은 지난달을 포함한 최근 3개월 만에 3756만원(7.5%), 2년 전인 2018년 10월(4억6160만원)보다는 7517만원(16.3%) 올랐다. 소득 증가율 대비 서울 전셋값 상승률이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얘기다. 
 

매매·전셋값 전망.[자료 = 건산연]

김 위원은 “지역별로 세분해서 분석하고 있지는 않지만, 3기 신도시 사전청약(127만 가구) 대기 수요 등을 고려하면 수도권은 전국 평균보다 더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매가격의 경우 △전국 -0.5%(올해 4%) △수도권 -0.7%(5.5%) △지방 -0.3%(3%)로 추산됐다. 올해 상승장 이후 평균적인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분석이다.

전반적인 하락이 예상된 이유는 정부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가 똘똘한 한 채를 제외한 지방 물량부터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다.

김 위원은 “정부 매도 압박을 버티기 어려운 곳부터 매물이 나온다”며 “특히 임차인이 있는 매물은 시세보다 더 낮게 던져야 해서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역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내년 6월 만기 임차인이 있는 용인시 수지구 ‘벽산블루밍아파트’ 전용면적 114㎡ 매물은 시세보다 약 5000만원 저렴한 8억4000만원에 나왔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기 전에 매수자가 세입자의 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고 입주 전에 미리 등기를 바꿔야 해서 매각하기 까다로운 탓이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해 지역별로 우수한 입지의 집값 상승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 위원은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기보다 차라리 집을 사는 실수요가 많아질 수 있고, 처분 후 한 채로 갈아타려는 다주택자가 겹쳐 우수한 입지의 희소성은 더 올라갈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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