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튼 프랑스' 유럽 5개월만 '재봉쇄 사태' 본격화...경제충격 여파는?

최지현 기자입력 : 2020-10-29 17:56
佛 30일 한 달간 전국 봉쇄 돌입...'준봉쇄' 독일·이탈리아·스페인은 갈림길 '경제충격 우려↑' 이탈리아선 반대 시위 격화...ECB 12월 추가부양책 내나
유럽 최대 코로나19 확산지가 된 프랑스가 전국 재봉쇄 대열에 합류했다. 준봉쇄 조치에도 감염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도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재봉쇄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한 두려움이 이들 국가를 짓누르고 있다, 다만, 일시적인 봉쇄 조치가 오히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보다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가장 비관적인 예측조차 빗나갔을 정도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전국 통행금지 조치를 발효했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30일 동안 학교와 요양시설, 공공기관을 제외한 식당과 술집 등 모든 비필수사업장이 폐쇄되고, 생필품 구매와 진료 등 필수목적을 제외하곤 모든 주민들의 집 주변 1㎞ 내 이동을 제한한다.

다만, 경제 충격을 감안해 지난 3월 1차 봉쇄령보다 수준은 완화했다. 부모들의 재택근무를 위해 아이들의 학교 등교를 허용했고, 엄격한 방역 조치 준수를 전제로 공장과 농장의 운영을 허용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시행한 야간 통금 조치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야간 통금 시행 당시 2만명 선이었던 신규확진자는 지난 22일에는 일일 4만명대로 불어났고, 지난 25일에는 5만201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에는 누적 확진자가 123만5132명을 기록해 스페인(119만4681명)을 제치고 유럽 내 최대 확산국으로 올라섰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하루 신규 확진자를 지난 8월 수준인 5000명 아래로 줄인다는 목표다. 마크롱 대통령은 추가 조치 없이 집단면역의 길로 가면 프랑스인 40만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면서 "성탄절 휴가 때는 일부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독일 역시 '부분 봉쇄' 정책을 단행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몇주 안에 통제 능력의 한계에 도달할 만큼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보건 비상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 봉쇄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11월 2일부터 4주간 식당 내 취식을 비롯해 술집과 영화관 등의 여가시설을 폐쇄하고 호텔의 관광객 투숙을 금지한다. 다만, 학교는 계속 문을 열고 상점은 엄격한 출입 제한 아래 운영이 가능해 준봉쇄 정도의 강도로 평가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와 독일이 경제 충격을 고려해 이번 봉쇄의 강도를 전보다 낮게 조정했다"면서도 "향후 다른 유럽 국가들도 방역 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1차 유행 당시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어 재봉쇄를 최대한 미뤄왔던 이탈리아는 전국 재봉쇄 직전 단계에서 갈림길에 서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는 90%(13만명) 가까이 급증했고, 28일에는 일일 사상 최고치인 2만4991명을 기록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54억 유로(약 7조1920억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안을 승인하는 동시에 "어떤 피해를 치르더라도 바이러스를 막아야 한다"며 봉쇄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재봉쇄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지난 5월 전국 봉쇄령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의 규제인 야간 통금 조치와 영업제한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날 밤 주요 대도시에선 동시다발적으로 '재봉쇄 반대 시위'가 열렸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재봉쇄 반대 시위.[사진=로이터·연합뉴스]

 
'차라리 닫는게 낫다"...재봉쇄 물결, 경제 여파는?

유럽의 재봉쇄 물결이 현실화한다면, 유럽 지역의 경제 타격은 걷잡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7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모임인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8.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차 봉쇄의 충격을 고려하지 않은 예상치다. 

다만, 일시적인 봉쇄책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보다 경제 충격이 덜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히텐슈타인 VP방크그룹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토머스 지첼은 AP에서 "코로나 확산세로 소비지출 침체가 장기화하는 것보다는 일시적 봉쇄가 차라리 낫다"면서 "단기적이고 엄격한 봉쇄 도입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눈은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이미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추가 부양책 시행 가능성을 시사해왔기 때문이다. CNBC는 29일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예비 논의가 이뤄진 뒤 12월 본격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더크 슈마허 ECB 전문가는 "11월 회의에서 12월 추가 부양책 시행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경기 회복세가 위협받는 한편, 인플레이션 우려는 완화했기에 12월 중 '팬데믹 긴급 자산 매입 프로그램'(PEPP)의 추가 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독일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자료=아워월드인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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