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FI, 악사손보 인수 부정적…FI 설득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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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10-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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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 가격 문제 언급...인수 예상 가격 2000억원 2007년 매각 당시보다 2배 이상 높아

  • 교보생명과 매각자인 프랑스 악사그룹의 가격 협상이 주요 관건 될 듯

교보생명이 악사손해보험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이 악사손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의 예상 인수 가격이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거 교보생명이 악사손보(옛 교보자동차보험) 매각금액인 10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창재 회장과 FI가 풋옵션 행사와 지분 가치 산정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 FI가 악사손해보험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교보생명의 악사손보 인수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진=교보생명]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 SC PE, IMM PE, 베어링PEA 등 교보생명 FI는 최근 교보생명에 악사손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FI가 악사손보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에는 높은 가격과 함께 악사손보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시장 전망이 나쁘기 때문이다.

프랑스 악사그룹은 악사손보의 희망 매각 가격으로 200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악사손보의 지난 상반기 기준 순자산가치 2400억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 0.8을 적용한 수치다.

이는 2007년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전신인 교보자동차보험을 악사그룹에 매각한 금액 1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악사손보의 주력 상품인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지난해 손보업계가 추정한 자동차보험 적자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예년 평균(5000억~7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악사손보는 주력사업인 자동차보험 손실이 증가하며 지난해 3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4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악사손보는 전체 원수보험료 7553억원 중 자동차보험료만 6370억원에 달한다.

신창재 회장이 FI와 풋옵션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창재 회장과 FI는 지난달 말 풋옵션 갈등을 조정할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의 1차 청문회를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2012년 FI에 주식 492만주, 총 1조2054억원어치를 매각했는데, 이때 당시 신 회장은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신 회장을 상대로 FI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풋옵션 규모는 2조122억원으로 ICC가 FI의 손을 들어줄 경우, 신 회장이 교보생명 경영권 사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FI의 반대로 악사손보를 활용한 디지털 라인업 확대라는 교보생명의 당초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악사손보 인수 시 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별도로 취득하지 않아도 디지털보험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온라인 생명보험 전문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함께 생명·손해보험 비대면 채널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FI와의 소송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인수를 위해 FI를 설득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교보생명이 인수 가격을 높이 써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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