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진 KIST 원장 “줄 안세운다, 실패해도 도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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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0-10-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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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사진 = kist]


“성실 도전을 과감히 지원하겠다. 미지의 영역, 답이 없는 연구, 세계 최초 연구도 시도해 볼 것이다.”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은 2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제협력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형 연구개발(R&D)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성과 중심의) 한국적인 R&D 문화가 오늘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정립했지만, 고질적 병폐도 갖게 했다”며 “우리나라는 정부 R&D 과제 성공률이 87%라는 자랑도 아닌 오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잘못을 고치고 과감히 혁신하면서 새롭게 한국적인 R&D를 정립하겠다”며 “이는 곧 R&D 평가체계를 다시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R&D 사업에 대한 평가제도를 기존 정량평가에서 정성·다년평가 등 맞춤형으로 바꿀 계획이다. 줄세우기식 평가를 개혁함으로써 국내 연구진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먼저 기관보유사업 중심으로 미지의 영역이나, 세계 최초 분야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기로 했다. 또 도전적 실패를 성과로 인정하고 포상하는 ‘그랜드 챌린지’ 제도를 도입한다.

윤 원장은 “성실 도전을 과감히 지원하겠다”며 “(미지 영역 연구 등에서)목표 달성은 힘들겠지만, KIST를 두려움 없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R&D 패러다임도 혁신한다. 시대착오식이 아닌 예측 기반의 미래지향적 R&D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연구방식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ABC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랩을 구축·운영하고, 시공간 제약이 없는 유비쿼터스 연구수행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연구원의 연구력 손실 없는 역량 발휘 여건 마련을 위해 생애주기에 따른 연구자 성장 체계를 구축한다. 신규 임용 연구원당 포닥 인건비 2년을 지원해 신진연구자 몰입여건을 조성하고, 업적으로 인정받은 연구자에게 연구보직을 부여한다.

연구자 경험이 국가자산이 되도록 우수·은퇴 연구원을 활용해 국가적 손실을 방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윤 원장은 R&D, 기업지원, 교육, 정책 등 경력개발경로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조직문화는 수직적 소통이 아닌, 자율·책임의 수평적 소통을 지향한다. 반기마다 전직원 타운홀미팅을 정례화하고,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 직급·직종별 참여를 늘려 열린 경영을 펼친다.

윤 원장은 홍릉특구의 재도약 방침도 피력했다. 그는 “홍릉특구 육성으로 제2 한강의 기적을 견인하겠다”며 기업과 KIST 연구센터가 협력하는 링킹랩(Linking Lab) 모델을 제시했다. 링킹랩은 KIST 기술이전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연구원과 KIST 연구원이 KIST 내 공동연구실을 만드는 사업이다. 1년 내 5개의 연구실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대기업 한곳과 중소기업 3곳이 링킹랩 참여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취임한 윤 원장은 1966년 KIST 설립 이래 처음으로 비(非)서울대 출신이고, 박사학위까지 국내에서 취득한 첫 국내파이자, 첫 호남 출신 원장이다. 윤 원장은 “KIST가 과학기술계에서 차지하는 몫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어서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원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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