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바뀐 임대료 카드납 시장…공공주택 ‘지고’ 일반주택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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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0-10-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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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률 낮아 공공임대 카드납부 서비스 줄줄이 중단

  • 일반주택 대상 서비스 늘지만 임대인·임차인 부담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대료 카드납부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공임대주택을 대상으로 한 카드납부가 주를 이뤘지만 이용이 저조한 탓에 카드사들은 일반 주택 및 상가를 대상으로 한 임대료 카드납부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반 주택 및 상가를 대상으로 한 임대료 카드납부 서비스의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 수수료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활성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지난 8월부터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 임대료 카드 자동납부 서비스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SH공사의 임대주택 및 상가 임차인은 농협카드로 신규 자동이체를 신청할 수 없으며, 기존에 가입한 고객은 계약 기간까지만 카드 자동납부가 가능하다.

IBK기업카드도 지난 7월 SH공사 임대료 카드 자동납부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2월 SH공사는 물론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 및 상가 임대료 카드납부 서비스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2018년 앞다퉈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카드납부 시장에 진출한 카드사들은 불과 2년 만에 관련 사업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카드납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적은 데다, 카드결제에 따른 가맹점수수료 이외에 추가 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일반 주택 및 상가를 대상으로 한 월세 카드납부 서비스는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부터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카드로 월세를 납부하고 카드 결제일에 대금을 납부할 수 있는 ‘마이월세(My월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삼성카드도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를 운영하는 두꺼비세상과 월세 카드납을 위한 프로세스 구축 및 세부 내용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주택 및 상가를 대상으로 한 월세 카드납부 시장도 전망은 밝지 않다. 임차인이 카드로 월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하지만, 임대인들이 세원 노출을 이유로 등록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월 내야 하는 수수료도 부담이다.

신한카드 마이월세의 경우 임대인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월세 카드납부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매월 임대료의 1%를 신한카드에 지불해야 한다. 연으로 환산하면 12%에 달하는 수수료를 임대료 이외에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일부 은행에서 판매 중인 월세대출 상품의 금리가 연 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월세 납부금은 카드 전월 실적에 포함되지 않아 고객 유인책도 부족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카드납부 서비스는 자사 카드에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아 효과가 미미했다”며 “일부 카드사들이 민간 주택 및 상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긴 하지만 임대인, 임차인의 부담이 커 활성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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