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전 中 앞세워 몸값 올리는 北…자취 감춘 ‘김여정·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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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0-2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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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中 '항미원조' 정신 강조하며 북·중 친선관계 부각

  • 북·중 국경 봉쇄 해제, 물·인적 교류 동향 포착되기도

  • G2 갈등 속 미국 대선 앞, 양국 상호 우군 확보 목적

  • 北, 中 앞세운 대미 대응 움직임 속 최선희 자취 감춰

  • 데일리NK "최선희, 리선권 갈등 탓 혁명화 교육 받아"

2019년 6월 평양에서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선(11월 3일, 현지시간)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북(對北) 정책이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지난 22일(현지시간)에 진행된 미국 대선 최종 TV토론에서 대북정책을 두고 대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을 앞세워 자신의 대북외교 성과를 강조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두 사람이 열띤 공방을 펼치는 사이 북한은 미국과 패권전쟁 중인 중국과의 친선관계를 더욱 부각하고 있다. 중국이 ‘6·25 전쟁’을 미국 비판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북한도 이에 동참해 중국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 바이든 후보 모두 ‘반중(反中)’ 노선을 추구하는 만큼 북한이 미·중 갈등 속 북·중 친선관계를 이용해 몸값을 높여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는 얘기다.

북한은 앞서 중국의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 정신을 강조한 데 이어 26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공산당을 호평하는 기사를 게재하며 북·중 친선 관계에 힘을 실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당의 영도적 역할을 더욱 높여나가고 있는 중국’이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성과를 소개했다.

신문은 “중국공산당은 당의 전면적이며 통일적인 영도를 실현하는 것을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을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담보로 간주하고 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시 주석의 해군육전대 시찰 행보도 전했다. 신문은 시 주석의 행보에 대해 “군대에 대한 당의 영도를 확고히 실현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전날에는 북·중 관계를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그 무엇으로써도 깨뜨릴 수 없는 불패의 친선으로 강화 발전됐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두터운 친분관계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보다 높은 단계에서 승화 발전되고 있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CMG 제공]


북한 관영매체의 북·중 친선관계 강조가 이어지는 사이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북·중 물적·인적 교류가 재개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이날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중국이 다음 달 30일부터 국제열차 운행을 재개하고, 평양과 금강산 등 제한된 지역에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도 이와 관련된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중 국제열차 재개 합의 보도에 대해 “관련 동향을 저희도 파악하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현재 이번 주말까지 관련 사항을 지켜본 결과,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고 하면서도 “좀 더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친중 노선 움직임이 강화되는 사이 북한 대미 담당자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과거 북·미 비핵화 협상 실무자였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행보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김 제1부부장의 공개행보 소식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최 제1부상도 지난 7월 4일 대미 담화 발표 이후 잠잠한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미국 대선 전후의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 작업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의 위상 변화와 북·미 대화의 교착국면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4월 12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경우 별도로 호명되지 않고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안팎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서 물러나고, 노동당 권력의 핵심인 조직지도부를 장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서 김 위원장과 함께 자주 언론에 노출됐다. 하지만 현재는 조직지도부 소속으로 대미, 대남 문제 총괄 책임자로 언론 노출 기회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최 제1부상의 잠행에 대해 북·미 간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최선희가 나타날 수 있는데 현재는 그런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등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전제로 최 제1부상이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어 모습을 감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데일리NK는 최 제1부상이 리선권 외무상과 갈등으로 3개월간 혁명화(강제 노역과 사상교육 등의 처벌조치) 교육을 받고 이달 초 복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 제1부상이 지난 7월 혁명화 조치로 평양 형제산구역에 있는 협동농장에서 3개월간 노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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