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국내 6개 은행 위험선호투자자 80% 이상…고위험 상품 유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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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10-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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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16곳 중 6곳의 위험선호 투자자 비율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8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은행별 펀드 위험성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6곳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펀드 투자자 성향 분류 중 위험 선호 투자자의 비율이 80%를 넘었다. A은행은 이 비율이 97.3%, B은행은 93.3%로 나타났다.

위험 선호 투자자비율은 새로 펀드에 투자한 고객 중 원금 손실을 감수하는 등의 위험을 선호한다고 답한 고객의 비중을 뜻한다.

김 의원 측은 은행들이 고위험 상품을 자유롭게 팔기 위해 일부러 고객의 투자 성향을 최대한 위험 선호로 유도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객의 투자 성향은 △공격투자 △적극투자 △위험중립 △안전추구 △위험회피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이 중 공격투자와 적극투자로 분류된 고객에게만 펀드 위험등급분류(6단계) 중 1~2단계에 해당하는 고위험상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고객의 투자 성향 분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사실상 각 금융사 자율에 맡겨 둔 상황이다. 투자 성향을 판단하는 계산식인 '알고리즘'을 금융사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고객에게 묻는 질문의 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게 김 의원 측 지적이다.

금감원이 불건전 영업행위를 감시하는 기준으로 삼는 '부적합상품 판매율'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부적합상품 판매율은 안전지향 고객에게 고위험상품을 판매한 비중을 뜻한다. 애초 위험 선호로 분류된 고객 비중이 높을 경우 부적합상품 판매율이 낮게 나올 수 있다. 고객의 투자 성향이 분류되는 단계부터 감시하지 않으면 은행의 과도한 고위험상품 판매를 세밀하게 감시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위험 선호 투자자비율이 97.3%인 A은행은 부적합상품 판매율이 0.9%에 불과했다. 반면 위험 선호 투자자비율이 28.4%인 C은행의 경우 부적합상품 판매율이 15.4%에 달했다.

김 의원은 "부적합상품을 파는 은행도 문제지만, 애초 고객을 위험 선호로 분류해 놓고 고위험상품을 팔고 있다면 투자자 성향 분류 단계부터 감독당국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은행별로 다른 투자자 성향 분석 알고리즘 점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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