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라임 로비와 부인·장모 사건에서 손 떼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수가 지지부진한 라임자산운용 검사 로비와 윤 총장 가족 비리 사건을 두고 직접 칼을 빼 들었다.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수사 지휘에서 배제하고, 전담 수사팀을 꾸리게 했다.
윤 총장 처가 사건 수사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라임 검사 로비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보냈다. 이제 사건 진상규명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손에 맡겨졌다.
이성윤 중앙지검장, 윤석열 가족수사팀 확대·병합 논의
21일 검찰에 따르면 이성윤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은 추 장관이 지시한 4개 사건 수사팀을 개편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사건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어서다.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장모 불법 의료기관 개설 사건은 형사6부가,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친형 사건은 형사13부가 맡고 있다. 윤 부원장은 윤 총장 최측근이다. 김씨가 대표인 코바나컨텐츠의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은 수사 부서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수사 검사 인원을 늘리는 것과 함께 별도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병합 수사하는 방안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중앙지검이 맡은 사건은 모두 윤 총장 처가·최측근 가족이 연루된 사안이다. 코바나컨텐츠는 지난해 6월 미술 전시회 때 기업 16곳에서 협찬금 명목으로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거론될 때다.
윤 총장 부인 김씨는 자동차 수입업체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2013년 경찰 내사보고서에 김씨가 주가 조작 실행자에게 10억원이 든 자신의 통장을 맡겼다는 내용이 나왔지만 금융감독원 비협조 등으로 수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 사건은 장모 최모씨도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다. 최씨는 의료법이 금지한 영리병원을 만든 의혹도 있다.
2012년 윤 부원장 친형인 윤우진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이 골프 접대·금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으나 검찰이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박순철 남부지검장, '라임 검사 향응수수 전담팀' 구성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라임 측에서 룸살롱 술접대를 맡은 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라임 사태 관련 검사 향응수수 등 사건수사전담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수사전담팀은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6부장 산하에 꾸려졌다. 금융조세조사부에서 4명, 형사4부에서 1명 등 모두 검사 5명이 파견됐다.
수사전담팀은 라임 전주(錢主)이자 사건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검사 로비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맡는다.
기존 라임 수사팀에도 변화를 줬다. 라임 수사팀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최성준 주임검사를 지난 19일 형사6부에서 형사4부로 발령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신규 수사팀 편성에 따른 형사부 인력 공백을 충원하는 차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수사팀 교체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추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은 관련 수사팀을 확대·재편하고, 법무부·대검찰청 등 상부기관에서 독립한 특별검사에 준하는 자세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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