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 택배기사의 유서에...누리꾼 SNS 추모 "죄송합니다"

이승요 기자입력 : 2020-10-21 10:54

한 누리꾼이 SNS에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설명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트위터]

택배 회사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50대 택배기사의 절절한 유서가 공개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택배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8분쯤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5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옷에서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는 택배회사로부터 인격모독을 당해온 사실과 택배기사가 비용 부담을 지는 구조로 인한 생활고에 대한 괴로움이 담겼다.

A씨는 유서에서 "우리는 국가시험에, 차량 구매에, 전용 번호판까지...(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200만 원도 못 버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한여름 더위에 하차 작업은 사람을 과로사하게 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동식 에어컨 중고로 150만 원이면 사는 것을 사주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A씨는 "화나는 일이 생겼다고 하차작업을 끊고 소장을 불러서 의자에 앉으라 하고 자신이 먹던 종이 커피잔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소장으로 안 보고 직원 이하로 보고 있음을 알았다"고 인격적 모독을 받아온 사실을 고백했다.

A씨는 또 "원금과 이자로 한 달 120만 원의 추가 지출이 생기고 있어서 빨리 그만두고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라며 "자기들이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과 개인사업자 계약을 맺고 택배 일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점과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 소장으로,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업무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택배 노조는 A씨가 업무를 중단할 경우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불공정한 구조의 계약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과 12일 과로와 괴로움을 호소해오던 40대와 30대 택배기사가 숨진 채 발견돼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바 있다.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 소식에 SNS에는 고인에 대한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에게 세상은 지옥이었을 것 같다",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 등 애도를 표했다.

일부는 "택배로 주문한 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택배기사님 죄송합니다", "택배기사님 천천히 오셔도 돼요", "배송 실수 때문에 택배기사님 흉봤던 게 마음에 걸린다. 물량 보니까 실수하실만 하던걸요..." 등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SNS에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설명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그는 택배기사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분류작업이 무임금으로 이뤄지고 있고, 오히려 수수료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택배 물량이 대폭 늘어났지만 택배기사의 업무시간만 늘어나고 수익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택배 없으면 대한민국 망한다. 근무환경 바뀌어야 한다", "택배기사님 오시면 영양바랑 우유 드려야겠다", "택배기사님 드리려고 간식 박스 채웁니다", "택배회사 어떻게 처벌받는지 지켜보겠다", "택배기사님들 파이팅"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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