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베트남 방문한 진짜 이유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10-21 03: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삼성전자 호찌민 법인...수출가공기업으로 전환 시급

  • SEHC, 베트남 EPE으로 전환 시 다양한 세제 혜택

  • 역내 무관세 적용 가능...中업체 추격에 반격 카드도 마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의 핵심은 결국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중 가장 최근 완공된 호찌민 생활가전사업장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호찌민시 9군지역 사이공하이테크파크(SCHC)에 위치한 삼성전자 호찌민 법인(SEHC)은 그간 일반 내수기업으로 분류돼 세금 등 각종 베트남 정부지원에서 큰 손실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일 이재용 부회장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의 만남에서 삼성 호치민 법인(SEHC)을 방문해 생산 활동을 점검하고 투자 확장 수요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정부가 삼성에 유리한 투자 조건을 마련하도록 희망하며, 삼성도 더 노력하여 베트남에서 경영과 투자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푹 총리는 삼성전자가 호찌민시에 이어 하노이시에서도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 중에 있다며 삼성전자가 베트남 내 규모를 확대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에서 호치민 삼성법인이 수출가공기업(EPE)으로 전환하도록 결의서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휴대전화 공장을 호치민에 TV·가전제품 생산법인 등 4대 핵심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SEHC가 위치한 SCHC는 2016년 설립 초기부터 수출가공단지로 전환을 베트남 정부에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첨단산업단지로 구분돼 있다.

앞서 베트남 재무부는 2016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SEHC의 수출비중이 매출의 75%에 그친다는 이유로 SEHC에 대한 수출입관세 면제 제안을 반려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SEHC는 비슷한 이유로 베트남에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수입하며 관세를 과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베트남 당국의 제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방문을 통해 주요 사업장으로 독려하는 가운데서도 가장 시급했던 문제는 SEHC를 현지기업이 아닌 수출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있었다는 분석이다. 당장 호찌민 사업장에서 원·부자재가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게 되면 현지 사업장의 원할한 운영과 삼성전자 매출 부분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베트남 현행법상 외국투자기업 중 수출이 전체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은 수출가공기업으로 분류해 단지 내 수출입 관세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수출가공기업으로 전환되면 기업은 다른 세제감면도 받게 되며, 베트남 정부는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토지사용 등 해당기업 지원 폭을 확대한다.

베트남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에서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저가 제품들은 물량공세가 거세다”면서 “호찌민 사업장이 수출가공단지로 전환되면 삼성전자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무관세협정이 체결된 아세안 국가, 나아가 베트남·유럽자유무역협정(EVFTA)과도 연계해 추격업체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호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