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수출입은행 퇴직자, 수조원 빌려준 삼성·두산에 재취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해원 기자
입력 2020-10-19 08: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한국수출입은행 퇴직자들이 수조원의 자금을 빌려준 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됐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수출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퇴직자 3명이 최고 수조원에 달하는 여신거래 실적이 있는 기업들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기임원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대상인데, 이들은 취업제한 기간인 3년이 지난 뒤 재취업했다

수출입은행 등기임원이었던 전 상임이사, 전 전무이사는 2015년 퇴직해 각각 2018년 두산중공업과 2019년 삼성중공업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등기임원으로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하던 퇴직자도 지난해 제주항공으로 재취업했다.

장 의원은 "공직자 윤리법 상 취업제한 기간이 경과됐거나 대상이 아니어서 위법은 아니다"면서도 "여신을 지원한 기업에 재취업 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재취업한 기업들은 최근 각각 만성적자·유동성 위기·M&A 등으로 최근 3년간 수출입은행에 승인 받은 여신만 14조1000억원, 잔액은 8조1000억원에 달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3년간 5조2818억원의 여신이 집행돼 올해 9월말 잔액은 3조222억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유동성 위기로 자구계획안을 마련하고 채권단에 추가지원을 받았다. 또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최근 3년간 8조7440억원의 여신을 집행했고 잔액은 5조623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3년간 수출입은행에 1110억원의 여신을 지원받았고 잔액은 875억원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함께 2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장 의원은 "수출입은행 퇴직자들이 수조원의 여신거래 실적과 추가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에 재취업하는 것은 우려된다"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순 없지만,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라면 대기업보다 수출 중소기업을 도울 순 없는지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사진=한국수출입은행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