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형마트, '리뉴얼' 효과 제대로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민지 기자
입력 2020-10-12 15:3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홈플러스 코너스 1호점, 코로나19에도 흑자 기록

  • 폐점 보다 리뉴얼 택한 이마트, 첫 재단장 월계점 순항

코로나19 확산과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대형마트들이 '매장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수익성이 없는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불사하면서, 한편으론 매장 리뉴얼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는 지난 8월 25일 새 단장을 마친 홈플러스 코너스(CORNERS) 1호점(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점)이다. 코너스는 지역밀착형 '패밀리 커뮤니티 몰' 콘셉트로 기존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한 매장이다.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올 이유를 만들기 위해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내놓은 '야심작'이다.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단순한 '마트'에서 벗어나 장보는 것은 물론 가족단위 고객들이 영화관람부터 외식, 쇼핑, 어린이 놀이터와 축구장(풋살), 볼링장, 도서관(책방)의 역할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한 장소에서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임 대표는 첫 기자간담회 당시 "그야말로 고객의 일상에서 골목(코너)을 돌면 만나는 고객 생활의 편의를 위한 공간과 콘텐츠로 재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1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코너스 1호점의 그랜드오픈 한달 동안 매출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타 매장 평균 신장률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오픈 일자가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고무적인 수치다. 같은 기간 다른 점포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코너스 1호점(아시아드점) 전경.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관계자는 "아시아드점은 위치 특성상 스타디움에 여름·가을 스포츠를 즐기러 온 고객이 많은 편인데 무관중 경기다보니 외식 수요도 빠지고, 쇼핑몰 매출도 소위 '오픈빨'을 덜 받은 편"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안되는 흑자 점포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벼랑 끝 위기인 만큼 흑자 신장 자체가 희소식이라는 의미다. 홈플러스의 2019년 회계연도(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원,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악화됐다. 이에 임 대표는 홈플러스의 장점을 강화한 '올라인' 사업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을 선포했다. 

코너스의 가능성을 확인한 홈플러스는 향후 임대계약 기간과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을 준수하면서 추가로 전환이 가능한 점포를 상권 등에 따라 선별해 순차적으로 '코너스'로 전환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1개점, 내년에는 2~3개 리뉴얼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경쟁사와는 다르게 구조조정보다 리뉴얼에 방점을 뒀으며, 리뉴얼 매장은 실제 침체된 분위기에 제대로 환기구 역할을 해냈다. 

지난 5월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27년간의 이마트 노하우를 총집약한 미래형 매장으로, 재단장 기간만 10개월이 소요됐다. 소비자의 매장 방문 목적을 분석해 쇼핑 공간과 상품 구성을 최적화했다. 복합몰 형태의 '오래 머물고 싶은 매장'으로 점포를 재구성했다. 최대 강점인 식료품 매장을 '체험형'과 '고객 맞춤형' 등으로 전면 리뉴얼했고 3636㎡였던 식료품 매장은 3966㎡로 늘렸다.

지역 특성도 세밀하게 반영했다. 기존 월계점 회원 중 임산부나 7세 이하 자녀를 둔 회원이 평균보다 1.8배로 많은 점을 고려해 기저귀, 분유, 간식 등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베이비 통합 매장'도 만들었다. 주류점인 '와인 앤 리큐르'에는 모든 맥주를 냉장 보관할 수 있는 '대형 맥주 냉장고' 17대를 이마트 매장 중에서 처음 설치했다. 반면, 비식료품 매장은 1만1900㎡에서 1652㎡로 대폭 줄였다. 이마트 점포 중 식료품 매장이 비식료품보다 더 큰 곳은 월계점이 처음이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재개점한 뒤 리뉴얼 한달 만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으며, 지난 5월28일부터 10월12일까지 32.8% 신장률을 기록했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시기에도 꾸준히 매출 신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이마트는 앞으로 전체 158개 매장 가운데 30% 수준인 50여개 매장을 리뉴얼해 미래형 이마트로 탈바꿈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투입될 비용만 2000억원이 넘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효율이 떨어지는 매장을 폐점하기보다는 리뉴얼과 매장 공간 재개발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생존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