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부채 급증하자 보험료 잇따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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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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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올해 두번째 인상

  • 저금리·코로나 여파 마땅한 투자처 못찾아

생명보험사들이 앞다퉈 보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코로나19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생보사가 보험료 인상으로 손실분을 메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2023년 도입되는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부담과 함께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보험료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저금리 장기화로 부채가 급증한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1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잇달아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을 낮추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달 중 일부 금리 변동형 상품 예정이율을 0.25% 포인트 인하할 방침이다. 이 같은 삼성생명의 예정이율 인하는 지난 4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4월에는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예정이율을 0.25% 포인트 낮췄다.

한화생명은 2.5% 수준이었던 예정이율을 지난 4월과 7월 2% 수준으로 내렸다. 지난 4월 예정이율을 0.25% 포인트 낮춘 교보생명도 지난 1일부터 일부 상품에 한해 예정이율을 2.25%에서 2%로 변경했다. 농협생명은 지난달 하반기 상품 개정에 맞춰 기존 2.25%이던 예정이율을 2.10%로 0.15% 포인트 인하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이달부터 일부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4%에서 2.25%로 0.15% 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낮아질 경우 고객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높아진다. 생보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이 0.25% 포인트 하락하면 고객의 보험료 부담은 6~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지속적으로 예정이율을 낮추고 있는 데는 코로나19로 영업수익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생보사의 보험영업 적자는 12조6586억원으로 작년(-11조8261억원) 대비 7% 늘어났다.

생보사의 총부채도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의 총부채는 853조5816억원으로 작년 동기(809조1163억원)보다 5.5%(44조4653억원) 급증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증가 속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8년 생보사의 총부채는 전년 대비 3.8%(약 28조원) 늘었다. 지난해에는 4.7%(약 36조원)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운용자산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2015년 3.88%였던 생보업계의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2016년 3.61% △2017년 3.45% △2018년 3.40% △2019년 3.35% 등으로 매년 하강 곡선을 보이고 있다.

IFRS17 도입 등 향후 부채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2023년 도입되는 IFRS17은 계약자들에게 돌려줄 보험금을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회계기준이다. 이 경우 가입 당시 금리가 반영되면서 보험사의 부채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실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의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액수는 총 264조415억원으로 지난해 말(262조7572억원)보다 0.5%(1조2843억원) 더 늘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운용자산수익률이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영업 적자 폭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FRS17 도입까지 2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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