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투여한 약물만 3가지..."VIP 증후군 생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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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0-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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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치료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류 낼 수 있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잉치료를 받았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은 다수의 전문가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을 치료하기 위해 거의 모든 종류의 약물이 사용된 진료가 도를 넘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사흘 동안 세 종류의 약물을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대통령에게 투여한 약물의 종류가 많고 여기에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도 포함된 점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와 리제네론의 항체 치료제, 코스티코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 등의 약물을 투여받았다. 사실상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의 모든 약물이 그에게 처방된 셈이다.

조지워싱턴대 공중보건대학원의 리아나 원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세 가지 치료를 모두 받은 유일한 코로나19 환자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명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잠재적인 오류로 이어지는 'VIP 증후군'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 박사는 "VIP 환자들은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길 기대하고 있어 과잉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여기에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VIP 증후군은 의사가 유명인이나 지인을 치료할 때 통상적인 치료 과정에서 벗어나 특별하게 신경 쓸 경우, 오히려 실수가 발생해 병이 심화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약된 약들 모두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거나 아직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약물이다. 효능이나 안전성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치료를 위해 처방됐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의료진은 정상 범위를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를 회복시키기 위해 코스티코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투약했다. 덱사메타손은 지난 6월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시험 결과 코로나19 중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았다.  

그러나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덱사메타손 투약에 신중해야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WHO는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환자에게 이 약물을 투여할 경우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NIH 역시 산소 보충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덱사메타손 사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약물 투여 사실은 밝혔지만, 위험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초기에 덱사메타손 투약으로 인한 잠재적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생명공학업체 리제네론이 개발해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항체 치료제도 처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료진은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항체를 혼합하는 '칵테일 요법'을 사용해 치료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증상이 개선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결론을 냈지만,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

또 임상시험 참가자의 평균 연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에 차이가 있어 고령자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평균 44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74세로 고령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의 외과 의사인 루이스 카플란은 "통상적인 치료 과정에서 벗어날 때 VIP 증후군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심하게 아프면 이 치료법은 효과적이었겠지만,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회복하고 있다면 과잉치료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알려진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훨씬 더 안 좋을 수 있다"며 적합한 치료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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