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집이 최고]후커우 규제 우회하는 경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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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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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등 경매주택 구매제한 없어

  • 입찰마다 외지인·미혼 등 대거 몰려

  • 수요 급증에 시세보다 비싸게 팔려

  • "뜻밖의 하자 있을 수도, 신중해야"

상하이의 경매 주택 거래 활황을 전하는 CCTV 화면. [사진=CCTV 캡처]


중국 대도시에서 주택 구매 자격이 없는 자산가들의 경매 부동산 구매 붐이 일고 있다.

후커우(戶口·호적) 규제를 피하려는 구매자들이 몰리면서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도 거래가 활발하다.

21일 중국경제망과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상하이가 경매 부동산 거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경매 주택 1703채가 거래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936채가 팔렸다.

중국 1선 도시 중 베이징·광저우·선전과 달리 상하이는 경매 주택에 대한 구매 제한 규정이 없다. 후커우 규제에 발목이 잡힌 이들이 경매 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다.

상하이의 경우 외지인은 사회보험료와 소득세를 5년 이상 연속으로 납부해야 주택 구매 자격이 생긴다. 미혼 혹은 1인 가구도 집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최근 매물로 나온 한 경매 주택의 경우 내부를 공개한 1시간여 동안 13팀이 방문했다.

집을 보고 나온 한 시민은 "상하이에 거주하고 싶지만 당분간 결혼 계획이 없어 집을 구매하기 어렵다"며 "경매 주택은 구매 제한도 없고 가격도 싼 것 같아 입찰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프랜차이즈인 롄자(鏈價)의 천바오하이(陳寶海) 상하이 지역 법무 담당자는 "입찰마다 평균 9명이 참여한다"며 "매물로 나오는 경매 주택 중 85% 정도가 첫 입찰 때 낙찰된다"고 전했다.

경쟁이 치열하면 낙찰가도 치솟을 수밖에 없다.

법원은 경매 주택의 경우 입찰 시작가를 시세 혹은 평가액의 70%보다 높게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매 주택이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는 실정이다.

상하이 후커우가 없는 선(沈)씨는 지난 2018년 214㎡ 면적의 경매 주택 입찰에 참여했다. 시작가는 1200만 위안(약 20억6000만원)이었지만 50여 차례 호가가 이어진 끝에 1900만 위안을 부르고서야 낙찰을 받을 수 있었다.

1㎡당 9만 위안이 넘는 가격으로 주변 시세보다 1만 위안 이상 비쌌다. 선씨는 "입찰이 3시간 넘게 진행된 것으로 기억한다"며 "집 상태가 좋아 입찰 참여자가 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고 회고했다.

지난달 10일 거래가 완료된 상하이 푸둥(浦東)신구의 한 아파트는 무려 4005만2500위안(약 68억8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시작가인 2630만2500위안보다 52.2% 상승한 가격이다.

온라인 경매 플랫폼인 상하이국제상품경매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거래가 이뤄진 경매 주택의 64%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중고 주택 시장에서 경매 주택은 0.4% 정도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며 "전에는 시장가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매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경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투자 열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쥔(申駿)법률사무소의 관민정(管敏正) 주임은 "경매 주택은 계약 파기가 어려워 신중해야 한다"며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법원이 보증금을 그대로 몰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관 주임은 "세금과 대출 문제를 잘 살펴야 하고, 이미 거주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충동 구매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잉커(盈科)법률사무소의 자오싱하이(趙星海) 변호사는 "경매 주택은 법원도 미처 알지 못하는 하자가 있을 수 있다"며 "주택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거래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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