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점포 축소 재시동…금융당국과 줄다리기

백준무 기자입력 : 2020-09-20 19:29
은행 점포 폐쇄 속도를 두고 은행권과 금융당국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비용 지출 최소화를 위해 은행권은 한동안 멈췄던 점포 통폐합을 재개했다. 하지만 고객의 불편이 우려된다며 금융감독원이 또다시 제동에 나서면서, 점포 통폐합을 두고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 19일자로 영업점 20곳을 폐쇄할 예정이다. 지점 15곳과 출장소 5곳이 대상이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날 지점 8개, 출장소 2개 등 총 10곳의 점포를 통폐합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영업점 통폐합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이 점포 축소에 나서는 것은 지난 7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경고' 발언 이후 처음이다. 윤 원장은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보다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주요 은행은 상반기에만 126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지난해 1년간 폐쇄된 점포 수(88개)보다 많다. 영업점을 직접 찾는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거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거래 비중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뱅킹 거래 금액은 올해 상반기 713조원으로, 작년 연간 수치(1159조원)의 60%를 넘어섰다.

이처럼 금융거래 환경이 재편된 만큼 오프라인 점포 축소 또한 불가피하다는 게 은행권의 목소리다. 점포 1곳을 운영하는 데 인건비와 임대료 등 평균 매달 17억원가량이 소요되는데, 이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 점포가 올 들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최저 수준의 순이자마진(NIM)이 이어지고 있어 은행권의 수익성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허리띠 졸라매기의 일환으로 신한·하나·우리 은행은 하반기 채용 규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다만 급격한 점포 폐쇄로 인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온라인 위주 가격 혜택, 신용평가상 불이익, 정보력‧협상력 부족 등 고령층의 금융 거래조건이 불리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70대 이상 연령층의 신용대출 평균 연체율은 2.3%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낮지만, 평균 금리는 13.0%로 오히려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점포 폐쇄의 사전 절차를 강화한다. 그동안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진행해 온 '지점 폐쇄 영향 평가'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점포 폐쇄 사전 통지 기간 역시 현행 1개월 전에서 3개월로 확대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점 자체가 없는 인터넷은행도 등장하는 마당에 오프라인 점포의 축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며 "지역별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금융 공백을 최소화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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