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팔고' 대림산업 '사고'··· 회사 분할에 개미들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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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신 기자
입력 2020-09-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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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들, LG화학 물적분할 소식에 3거래일새 2600억원 가량 매도

  • 반면 최근 물적·인적 분할을 발표한 대림산업은 552억원 매수


[사진=LG화학 제공]



최근 기업 분할 계획을 밝힌 LG화학과 대림산업을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적·물적 분할을 단행하는 대림산업에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LG화학의 물적 분할을 두고는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배터리 부문 분사 소식이 전해진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거래일 동안 LG화학주식 25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가는 분사 소식이 전해진 16일에만 5.37% 하락했다. 18일 3.26% 상승하긴 했지만, 분사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15일과 비교하면 주가는 8.26% 하락했다.

지난 17일 LG화학은 배터리 부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독립을 확정 발표했다. 분할 방법은 물적 분할로 LG화학이 신설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LG화학의 주주들은 향후 배터리 부문의 사업에 대한 영향력 감소는 물론 경영 감시 제약 등을 우려하고 나섰다. 향후 신설 회사가 상장될 경우 존속회사의 투자 가치가 떨어져 결국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개인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주십시오'란 청원글을 올리는 등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LG화학은 지난 18일 설명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의 물적 분할은 존속법인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기존 LG화학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또 "기업공개(IPO)를 바로 추진해도 1년 정도 소요되고 비중은 20~30% 수준으로 LG화학이 절대적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특히 IPO를 통해 배터리 사업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고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이들 주주에게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분사를 발표한 대림산업에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 10일 대림산업이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나누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힌 뒤 개인 투자자들은 대림산업을 55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대림산업은 이 기간 동안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에 올랐다.

대림산업은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을 동시에 추진해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DL(디엘) 주식회사(가칭)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인 DL케미칼(가칭)로 나눈다. DL과 DL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DL에서 DL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구조다. DL과 DL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 분할 비율은 DL 44%, DL이앤씨 56%다. 동시에 DL은 석유화학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DL케미칼을 신설하게 된다. DL이 DL케미칼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개인들의 대림산업 매수세는 인적 분할을 통해 사업 부문을 정리해 새롭게 상장함으로써 복잡한 관계를 청산한 것을 호재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 사업이 뭉쳐 있어 각각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던 대림산업이 복합기업으로서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 개인들의 매도세가 과도한 것으로 봤다. 주주가치 희석이라는 마이너스 우려도 있지만, 그보다 기업가치 상승분이 더 크다면 결과적으로 투자자에게는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IPO)까지 최소 1년 이상 남았다"며 "그동안 LG화학 2차전지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멘텀을 향유할 방법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LG화학의 전지 사업부 분사는 주주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사업부 가치가 재조명받고 고성장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기회”라며 "주가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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