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띄워 재고 싹쓸이…절박한 화웨이

곽예지 기자입력 : 2020-09-13 16:11
15일 미국 제재 앞두고 반도체 재고 확보에 총력 SMIC도 제재 검토하는 美에 화웨이 고난 깊어질 듯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대만에 전세기를 띄웠다. 15일 미국 정부의 반도체 거래 제한을 앞두고 최대한의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화웨이 상황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미국 제재가 시작된 후 화웨이는 비축한 반도체 부품 재고로 버틸 계획이지만, 미국의 제재 수위가 거세지고 있어 당분간 고난의 시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2억4000만원 들여 전세기... 운송 늦어진 물량까지 확보

13일 대만 자유시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사 하이이실리콘이 최근 대만에 화물용 전세기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화웨이 추가 제재안이 발효되는 15일 이전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재고 물량을 최대한 많이 들여오기 위함이다.

사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발표이후 반도체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 실제 대만의 지난달 수출은 화웨이의 반도체 사재기 영향으로 예상에 비해15억~20억 달러(약 1조7000억~2조300억원) 늘었다.

이번에 전세기를 띄운 건 일부 운송이 늦어진 반도체 물량까지 모두 확보하기 위해서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세기 비용은 500만~600만 대만달러(약 2억300만~2억4000만원). 비교적 값비싼 금액을 들여 전세기까지 띄운 이유는 그만큼 화웨이가 반도체 재고 확보에 절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의 제재안은 미국의 기술을 적용해 만든 모든 반도체가 화웨이에 공급되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은 물론 대만 TSMC, 미디어텍을 비롯한 거의 모든 반도체 업체는 주요 공정에 미국 기업의 장비 및 부품을 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이달 14일 이전에 생산된 제품만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다. 15일부터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허가를 받으면 예외적으로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지만 현재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강한 제재 의지를 보면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제재 더 강해져... "비축 물량으론 반년 버틸 듯" 

설상가상으로 미국 정부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를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국방부는 수출 규제 주무 부처인 상무부에 SMIC를 규제 목록에 올려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국영반도체 펀드를 동원하고 세제를 감면하는 등 재정·정책적 지원을 쏟고 있는 기업이다.

화웨이는 일단 대량으로 비축한 부품에 의존해 위기 국면을 버틸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향후 6개월가량으로 보고 있다.

중국 통신업계 전문가인 황하이펑(黃海峰)은 자유시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웨이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반년 정도로 보인다"며 "특히 화웨이의 프리미엄 반도체인 기린9000은 사업은 예비 물량이 바닥나면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기린9000의 예비 물량은 1000만개 정도로 알려졌다.

실제 앞서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대표는 지난달 11일 "더 이상 고급 칩을 만들 수 없어 9월 출시하는 메이트40이 기린 칩으로 구동하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사실상 포기를 선언했다.

◇자체 OS '훙멍'으로 자립 모색... 내년부터 출시 예정 

화웨이는 미국 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자립을 모색 중이다. 내년부터 화웨이 스마트폰에 자체 운영체계(OS)인 훙멍’(鴻蒙·Harmony)을 전면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화웨이는 현재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를 제공할 수 없다.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30'에서는 지메일, 구글맵을 포함해 구글플레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5월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 회사인 구글과 거래할 수 없게 되면서다.

훙멍은 이 같은 미국 제재에 따라 화웨이가 지난해 8월 처음 선보인 범용 OS다. 화웨이가 결국 훙멍을 스마트폰에까지 쓰기로 한 것은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단시간 안에 안드로이드를 정상적으로 쓸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해석된다.

다만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대신 훙멍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OS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앞으로 길이 험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훙멍이 보유한 앱의 수는 약 4만5000개로 안드로이드의 2560만개와 Ios의 1850만개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세계의 앱 개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화웨이 생태계에 들어오라고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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