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늘길 재개 여부 두고 찬반여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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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09-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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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분야 입장차 확연...“관광업 살려야” vs “대확산 원인된다”

  • 현지 매체 조사...응답자 78% “당분간 허용 안 돼”

  • 정부 “시기와 방법, 규모에 대해 조만간 발표할 것”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해외 정기 항공노선 재개에 대해 찬반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여행업 등 관련 업계는 내수 경제를 위해 하늘길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일반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차 확산할 수 있다며 반대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초 베트남 정부는 8월 국제선 왕복노선을 각국 별로 시범운영한 후 9월부터는 점진적으로 항공노선 재개 방침을 밝힌바 있다.

◆업계 “기업폐업 대폭 증가...국제선 재개해 경제를 살려야”
원인불명 코로나 재확산 우려...“하늘길 다시 열리면 위험”


최근 베트남항공협회는 지난 7월 말 불거진 다낭발 코로나 확산세가 한층 줄어들었다며 ‘코로나19 예방위원회’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설정된 예방요건을 충족시킨다면 베트남으로 입국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부이주안네(Bui Doan Ne) 항공협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항공은 경제성장의 촉매제”라면서 “서울, 광저우, 도쿄 등 주요 시장들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에 여행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지킨다면 항공편 재개 시 최우선으로 승객 승무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이는 동시에 항공사의 생존과 고용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여행 가이드라인'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코로나에 대응해 탑승, 하차, 항공기 방역소독, 기내 공기질-기내 운영 유지 등 각 단계를 안내해준 글로벌 항공표준 지침서다.

중앙경제관리연구소 레당조안(Le Dang Doanh) 전 연구소장 또한 “국제노선 재개는 항공·관광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서 국제 항공편 재개에 대한 관점을 찬성했다.

그는 “국제선 재개는 입국자들에게 검역 등 전체 비용을 부과하면서 1~2개 노선을 주 3회로 허용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입국자들을 격리하기 위한 호텔을 지정하고 출발 전 의료증명서를 제출하여 도착 시에 빨리 처리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경제는 반년이 넘게 하늘길을 닫으면서 각종 경제지표도 어두운 상황이다. 특히 관광업,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아 실직자가 속출하고 기업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특별입국을 통해 제한적으로 외국인 입국만 허용돼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거나 신규투자를 통해 막 시작하려던 기업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여전히 국경개방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최근 베트남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가 8월 한달간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만4500명 중 78%가 '국제선 재개는 당분간 허용하면 안된다'고 답했다.

베트남 네티즌은 “불법 밀입국에 대해 관리를 하지 못한 문제가 다낭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된 원인일 것”이라며 국제선 항공편을 재개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아직 베트남이 해외 국가에 문을 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재무부의 물가과학연구소 응오찌롱(Ngo Tri Long) 전 연구소장은 "이번 2차 확산세의 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더 빠른 변종이라면서 일본, 한국 등 많은 국가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 하고 있어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베트남, 한국·일본에 15일부터 정기 항공노선 재개
단기출장자 위한 '패스트트랙‘ 도입...외교·기업인 14일 격리 면제


베트남 정부는 이달 15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정기항공 노선을 재개하고 단기방문자를 위한 소위 ’패스트트랙‘ 방안을 도입할 방침을 밝혔다.

베트남 정부공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총리실은 교통운송부와 민간항공국(CAAV)에 코로나19 안심방역 국가로 분류된 한국과 일본에 대한 국제선 상업운항의 조속한 재개를 지시했다.

딘비엣탕(Dinh Viet Thang) CAAV 국장은 "총리 지시에 따라 조만간 국제 노선을 재개할 계획을 세우며 우선적으로 한국과 일본 간의 항공편을 9월 15일부터 다시 운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 정부는 2주 이하 단기 방문 목적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패스트 트랙(시설격리 의무 면제)’ 방안을 도입한다. 응우옌탄롱 베트남 보건부 장관 대행은 베트남 단기 방문 외국인에 대한 코로나19 예방 의료 지침을 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이 도입되면 단기간 업무를 목적으로 베트남에 입국하는 외국인 중 투자자, 숙련 노동자, 기업관리자 등를 포함 외교·공무 수행 관료들은 14일간의 시설격리 의무 절차를 면제받게 된다.

보건부는 각 부처와 각 지방에 이 같은 지침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지방정부와 단체 등에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더욱 철저히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국회사무소 응우옌씨중(Nguyen Si Dung) 전 부국장은 "영원히 문을 닫아 둘 수는 없다"며 "국제선 재개를 통해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가 다낭발 코로나 확산 여파에도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을 강조한 만큼 점진적으로는 각국의 여행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지난 29일 상임위원회에서 "정부는 안전대책을 마련하여 항공편을 점진적으로 재개해야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염병 확산을 통제할 수 있으면서 경제회복과 함께 이뤄나갈 수 있도록 모든 부처와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3일 베트남 호찌민 딴손녓 공항에 항공기들이 대기상태로 장기간 방치돼있다.[사진=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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