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악마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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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9-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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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 속 악마의 거울은 기괴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도 추악하게 비춘다. 파편의 마력은 더욱 무섭다. 눈이나 심장에 박히면 온 세상이 추악해 보인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해도 비꼬고 왜곡하며 미움과 갈등을 만든다. 팬데믹에 지친 탓일까? 아니면 원래 사회가 모순덩어리인 걸까? 요즘 한국과 세계 곳곳에선 분열과 대결이 넘친다. 혈투가 가장 치열한 곳은 인터넷이다. 증오의 말들이 연일 몰아친다. 악마의 거울 파편이 네트워크 속에 박힌 것만 같다. 그러나 암울한 네트워크 속에서도 아직 희망의 등불을 드는 이들도 있다. 지난 1일 일본 내 소셜미디어 속에서도 하나 켜졌다. '#나는 추모합니다' 캠페인이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모함에 학살당한 조선인과 중국인 희생자 추모를 위한 것이다. 눈의 여왕에서 거울 파편을 없앤 건 결국 인간에 대한 진실한 우정과 사랑이었다. 진부하지만, 증오와 분열을 끝내는 답은 언제나 똑같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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