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8주년 좌담회]②미중 갈등 속 한국 외교 '원칙' 지켜라

정리=최예지 기자입력 : 2020-08-21 04:00
시진핑 방한 기대감 고조…한중 관계 새 터닝포인트 될듯 '강대국 정치' 속 개방,평화,협력 등 원칙 세우는 '확대균형' 정책으로 나아가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22일 방한하면서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갈등 격화 속 중국이 우군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한·미 동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부는 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동안 냉랭했던 한·중 관계는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며 협력 중요성이 커졌다. 한·중 수교 28주년을 넘어, 30주년, 50주년까지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제언을 전문가로부터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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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아주경제에서는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사회로 박승찬 용인대 교수(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성균중국연구소 소장), 린샤오리 다롄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황페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가 참석해 한·중 수교 28주년 좌담회가 진행됐다. 다음은 좌담회 일문일답이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성균중국연구소 소장).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Q. 수교 28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 현주소는.

이희옥 교수=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한·중 양국 관계는 그 이후 지금까지 부침이 있었지만 2017년 7월 말 사드 관련 양국이 협의를 발표한 후 비교적 안정됐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도 양국 관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한·중 관계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원칙을 잘 활용해 나가면서 지금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황페이 교수=올해는 한·중 수교 28주년이다. '삼십이립(三十而立)' 이전의 황금 시대라 생각한다. 올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했을 때 한국이 중국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또 한·중은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되자 양국은 패스트트랙을 구축해 경제 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중 양국 관계는 매우 좋아질 것이다. 

박승찬 교수='먼 친척보단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처럼 한·중은 좋은 이웃이다. 한·중은 수교 이후 선린 우호 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등 지속적으로 관계가 격상, 교류를 이어왔다. 여러가지 정치적 이슈로 양국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정치적, 경제적 측면을 따로 봐야 한다. 물론 정치·외교적 측면 때문에 힘들었고, 앞으로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문제 등 이 부분에선 민감한 이슈가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한·중간 협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은 '차이나포비아(중국 공포와 혐오)'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감정적보다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

린샤오리 교수=다롄외국어대 한국어과엔 95년 한국어과 설립, 학부, 대학원생 모두 합치면 500~600명 정도 된다. 졸업생 취업상황도 매우 좋다. 이를 통해 한·중 관계가 꾸준히 발전해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린샤오리 다롄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Q. 한·중 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린샤오리 교수=한국인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대부분 중국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걸 느꼈다. 예를 들면 남중국해와 같은 역사적 문제다. 오히려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더 많은 교류를 하고 오해를 풀면 앞으로 양국 간 협력과 교류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희옥 교수=한·중 관계는 전방위적으로 발전해왔다. 교류가 많을수록 기본적으로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매우 정상적이다. 중요한 건 한국과 중국 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통제 관리 메커니즘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 한·중은 책임공동체, 이익공동체, 인문공동체 등 3가지 공동체로 이뤄져있다. 책임공동체는 안보 영역에서, 이익공동체는 경제 협력에서, 인문공동체는 사람 간 교류에서 이뤄진다. 이 세 공동체는 연결돼 있는데, 한·중 간에는 체제와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세 공동체가 발전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익공동체와 인문공동체의 기반을 튼튼히 하면 책임공동체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또 한·중 관계는 북한 문제, 미·중 전략적 경쟁 등 외생 변수가 영향을 미치면서 갈등이 발생한다.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될수록 한국으로선 선택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 

황페이 교수=최근 3년간 살펴보면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이 생긴 원인은 사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사드 문제는 한국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긴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해하지만 중국인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은 친구인데 중국 편이 아니라는 점이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박승찬 용인대 교수(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Q. 한·중 관계는 지정학적 요소에 많이 좌우된다. 한국이 취할 외교적 자세는. 

이희옥 교수=강대국 정치의 비극이다. 미·중 전략적 경쟁 시대에 한국의 외교 정책은 개인적으로 ‘확대 균형 정책(expanded equilibrium)’으로 나아가야 한다. 확대 균형이란 우리의 외교 목표는 개방, 국제협력, 다자주의, 평화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외교 원칙을 분명히 정하고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반대한다고 해서 우리가 무작정 반대할 수 없다. 일대일로가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동의해야 한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했지만, 우리는 국제협력 등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WHO를 개혁하고 지켜야 한다. 개방, 국제협력, 다자주의, 평화를 지향한다고 생각한다면 누가 주도하든 상관없이 참여하는 게 확대 균형이라 할 수 있다. 

황페이 교수=중국인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국면이 평화·안정되기를 바란다. 한반도가 안정돼야만 중국의 동북이나 북부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한국과 북한 간 지속적인 소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홍수, 코로나19, 돼지열병 등으로 대화가 단절됐다. 또 미국이 껴있어서 남북은 코로나19 방역 문제나 경제적 교류 등에서 공조를 못한다. 이것은 매우 큰 위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해야 미·중 양국 간 관계를 적절히 중재할 수 있고, 남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 눈치를 볼 필요 없다. 

박승찬 교수=미국은 한국을 '중국을 공격하는 창'으로,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공격을 막는 방패'로 여긴다. 가장 중요한 건 국익이다. 보편적 가치 기준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익에 맞는 명분과 실리를 따르는 게 가장 강력한 우리의 스탠스다. 어떨 때는 미국편, 어떨 때는 중국편일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출발점은 우리여야 한다. 
 

황페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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