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댕댕이와 함께 떠났습니다" 비발디파크 소노펫클럽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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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홍천=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0-08-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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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방접종 등 꼼꼼히 확인 후 입장 '안심'

  • 낮은 침대·간접조명 등 모두 '반려견' 맞춤

  • 소음.견주 위한 식음료 부족 등 아쉬워

소노호텔앤리조트가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 내에 운영 중인 소노펫클럽&리조트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펫팸족(애견 인구) 1000만 시대다. 인생길을 동행하는 반려견은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됐다. 기자도 애견을 키우기 시작한 지 벌써 20여 년 가까이 흘렀다. 그동안 여가활동이나 여행도 함께하려고 노력했지만, 환경은 늘 여의치 않았고, 사랑하는 댕댕이(강아지를 뜻하는 신조어)를 애견호텔에 맡기고 떠나는 반쪽짜리 여행 한편에는 늘 아쉬움이 남았다.

이제 세상이 변했다. 애견과 함께할 수 있는 외부환경이 마땅치 않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 애견 공원은 물론, 애견 카페에 투숙 호텔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호텔과 리조트는 저마다 반려견 동반 입실을 반겼다. 아예 리조트동 일부를 반려견 전용 공간으로 꾸미는 곳도 생겨났다.

펫 전용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이벤트에 참여한 반려견과 견주들.[사진=기수정 기자]

◆반려견 위한 객실에 전용 놀이터까지···펫 전용 그라운드

이십대 초반부터 작년까지 16년간을 반려견과 함께했다. 학교와 회사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반려견 '두리'와 보냈다. 그래서였을까. 두리가 늘 눈에 밟혔기에 남들 다 떠나는 여행도 자제해야만 했다. 어쩌다 여행을 계획해도 리조트는 꿈도 꾸지 못했다. 반려견 입실이 철저하게 제한됐기 때문에 리조트에서 한번 묵으려면 두리는 애견호텔에 맡겨졌다. 여행을 떠나도 마음은 편치 않았고, 그렇게 여행과는 자연스레 멀어졌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흐른 지금,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인식이 지배하면서 국내 곳곳에는 인생의 동반자인 반려견과 함께 찾기 좋은 시설이 다양하게 생겨났다. 애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부터 식당, 호텔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생활 반경이 넓어졌다.

사랑하는 강아지와 함께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리조트에도 변화가 일었다. 몇 해 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일부 객실을 반려동물 동반 입실이 가능하도록 한 데 이어 최근 소노호텔앤리조트가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 리조트 1개동을 대대적으로 수리해 '소노펫클럽&리조트'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반려동물 전용 공간인 소노캄고양에 이어 설치한 반려동물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곳은 중·소형견은 물론 몸무게 20㎏이 넘는 대형견까지 출입이 가능했다. 반려견과 함께 갈 곳이 마땅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몇 해 전 별이 된 반려견 두리를 대신해 사촌 동생의 가족 '모찌'와 이곳을 찾았다. 역시나 개관하자마자 이곳은 북새통을 이뤘다. 폭우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초에도 반려견과 함께 이곳을 찾은 펫팸족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1층 카페 '띵킹독' 한쪽에 마련된 반려견 전용 식기들[사진=기수정 기자]

◆반려견의, 반려견에 의한, 반려견을 위한 공간

안내데스크부터 모든 공간이 반려견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객실 체크인은 동물병원 건강수첩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직원은 광견병과 백신 등 예방접종을 마쳤는지, 동물 등록은 됐는지 확인했다.

모든 확인을 마친 직원은 친환경 배변 봉투와 수제 간식, 반려견 턱받이, 비누 등이 담긴 웰컴 키트를 제공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선 객실은 기존 리조트와 확연히 달랐다. 모든 곳이 동물 특성을 고려해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려견의 관절 부상을 막기 위해 낮은 높이의 침대를 들였고, 바닥은 최대한 미끄럽지 않게 했다.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배기 시스템과 반려동물용 방석과 그릇도 갖췄다. 특히 객실 내 '조도'였다. 간접 조명등을 사용해 반려견의 피로감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반려견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1층 카페 '띵킹독'(Thinking Dog)은 물론, 애견 운동장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반려견과 견주가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먹고 뛰어놀 수 있었다. 소노 측은 반려동물 벼룩시장, 문화공연, 유기견 지원을 위한 바자회 등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노호텔&리조트에서 웰컴키트로 제공하는 '턱받이'를 반려견 '모찌'에게 채워주었다.[사진=기수정 기자]

◆부족한 메뉴 등 운영상 미흡한 부분도

하지만 리조트 전체가 반려동물 인구만을 위한 시설이 아닌 만큼 미흡한 부분도 여전히 존재했다.

이곳은 반려동물 전용 공간이기 때문에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이나 냄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만큼 소음이나 냄새에 취약하고, 반려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고객, 또는 특정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고객과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체가 운영상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반려견과 함께 즐기기에는 메뉴 구성도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실제로 짐을 풀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반려견과 함께 찾은 1층 카페 '띵킹독'. 이곳에서 견주가 주문할 수 있는 것은 샌드위치와 음료, 그 외에 베이커리 메뉴가 전부였다.

그렇다고 비발디파크 내에 마련된 식음업장을 이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었다. 리조트 내 대부분의 식음시설에선 반려동물 동반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소노펫에서 운영 중인 '보딩' 서비스를 이용해 반려동물을 잠시 맡기고 다녀올 수 있지만, 함께 온 여행에서 또다시 주인과 떨어져 몇 시간을 보내야 할 반려견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 역시 편치만은 않을 터.

이와 관련, 소노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식음시설에 반려견 동반 출입이 안 된다. 일부 업장에서는 반려견 동반 식사가 가능하다. 다만 야외 테라스가 있거나 별채에 한정해 불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소노캄 고양(경기) 호텔의 경우 다양한 메뉴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발디파크의 경우 호텔 메뉴에서 일부만 시범 운영 중"이라며 "추후 메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오픈 초기라 상황을 보며 보완해 나갈 부분은 즉시 보완 조치를 하고 있다"며 "반려동물과 최고의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객실에서 바라본  그라운드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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