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링커스, 145년의 역사 아날로그 전보가 전하는 따뜻한 소식 '28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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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8-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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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경 KT링커스 물류사업본부 물류사업팀 과장 인터뷰

이은경 KT링커스 물류사업본부 물류사업팀 과장. [사진=KT링커스 제공]

실시간으로 초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는 5G 시대엔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위급한 소식을 알리는 가장 빠른 통신수단이 전보인 시절이 있었다. 전보와 공중전화는 아날로그 시대를 떠올리는 한 편의 추억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중요한 통신수단이기도 하다.

KT링커스는 공공 서비스인 공중전화 유지보수 사업과 전보 서비스, KT그룹사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전보는 전기통신설비를 활용해 짧은 글귀만 신속하게 보내는 서비스로, 국내에서 전산업무가 시작된 1885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45년간 이어진 통신서비스다. 근대소설에서도 전보를 주고받는 모습이 적잖게 나온다.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에서는 등장인물 이강모가 '조모위독급래고대(할머니가 위중하니 빨리 오길 바람)'라고 적힌 전보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최대한 짧게 축약해 메시지를 보냈던 이유는 보낼 수 있는 글자 수가 10자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KT링커스에 따르면 지금도 전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보는 주로 관공서(43%), 기업체(22%), 금융기관(8%)에서 승진과 기념일 축하, 기업의 고객 관리용도로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전보 발송건수도 28만건, 일평균 1100건에 달한다. 현재 전보 서비스는 카드 형태로 전달되며 빠르면 당일 중 배송이 가능하다. 일반 전보 이용료는 부가가치세 포함 2580원이며, 50자를 기본으로 글자가 추가되면 10자당 100원의 추가요금이 붙는다. 

이은경 KT링커스 물류사업팀 과장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나 문자와 달리 전보는 전보라는 형식 자체가 주는 느낌이 있다"며 "전보 특유의 레트로(Retro) 감성 덕분에 연인이 보낸 소중한 편지를 읽는 것 같다는 고객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일반 전보는 50자 내로 원하는 메시지를 넣어서 보낼 수 있다. [사진=KT링커스 제공]


KT링커스가 운영하는 사업 중에는 공중전화 서비스도 있다. 공중전화는 현재 터미널이나 의료기관, 공공기관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여전히 이용률이 높다. 의외로 기숙학원도 공중전화 이용률이 높은 곳 중 하나다. 학생들이 스마트폰 없이 공부에 집중하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공중전화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힘든 화재나 지진이 발생한 재난상황에서 꼭 필요한 설비이기도 하다. 실제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수도와 전기, 통신과 같은 기반시설이 모두 마비되면서 공중전화가 유일한 연락수단이 되기도 했다.

통신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다보니 전보와 공중전화를 운영하는 KT링커스 입장에선 고민이 깊다. 전보 이용건수는 매년 26%씩 감소하고, 공중전화 부스 관리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공중전화 부스에 옥외광고를 붙이거나 수익성 사업을 하려면 도로법에 따른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KT링커스는 공중전화 부스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붙여 임시 대기질 측정소로 활용 중이다. 전보카드 역시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해 나만의 전보카드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앱 기반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 과장은 "앞으로도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고마운 분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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