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4년 만에 B2B 시장 '화려한 귀환' KT... 통신 대신 클라우드·DX 기업 불러달라

강일용 기자입력 : 2020-08-12 00:05
윤동식 KT 클라우드/DX 사업단 전무 인터뷰 퍼블릭 클라우드와 지클라우드 다음은 구축형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 원하는 정부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제공
[편집자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공세에 맞서 국내 클라우드 업계 1, 2위 기업인 KT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이 '전용(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이란 사업 모델을 꺼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현대적인 IT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려는 정부와 금융기관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클라우드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금융권은 고객 수요에 따른 빠른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기술과 인프라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KT와 NBP가 공공·금융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겉보기엔 비슷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양사의 구축형 클라우드 사업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KT가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면 네이버는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췄다. 양사 구축형 클라우드 책임자를 만나 관련 사업 전략을 들었다.


11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KT가 구축형 KT 클라우드를 앞세워 SI(시스템 구축) 업계에 복귀한다. 지난 2006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SI 사업부를 해체한 지 14년 만의 결정이다. 기업과 정부 사내에 IT 시스템과 서버를 구축해주는 기존 SI 사업이 아닌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만들어주는 클라우드 구축 사업이다. 퍼블릭(공용), 하이브리드(혼합)뿐만 아니라 프라이빗까지 기업과 정부가 원하는 모든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 패키지로 제공하려는 게 KT 클라우드/DX사업단의 목표다.

실제로 구현모 KT 사장도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는 5G의 성장을 이끌 기술적 토대다. KT가 통신뿐만 아니라 ABC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종합 IT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KT의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T는 국내 최초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오랜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0년 클라우드 사업을 개시했고, 2015년 국내 최초로 IT 인프라를 민간 클라우드와 분리한 정부전용 '지클라우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인프라 서비스) 시장 점유율도 AWS(50%)에 이어 2위(20%)를 차지했다. 작년에만 클라우드 사업 규모가 20% 늘어나는 등 KT 전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다.
 

윤동식 KT 클라우드/DX 사업단 전무.[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동식 KT 클라우드/DX사업단 전무는 "KT는 클라우드의 현대화된 기술과 인프라를 도입하고 싶지만,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선호하지 않는 정부와 기업을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KT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뿐만 아니라 운영까지 제공하는 통합 패키지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국내 IT 시장은 크게 공공, 금융, 일반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게 윤 전무의 설명이다. KT는 일반 기업은 기존 KT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공공과 금융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면 프라이빗 클라우드 관련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HPE, 델(VM웨어)과 같은 해외 기업이 제공하는 기술과 인프라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구축만 가능할 뿐 운영은 정부와 기업이 직접 해야 한다. 이에 많은 정부 기관과 금융 업체가 "국내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KT가 기업 내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운영까지 맡아하는 '서비스형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제공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윤 전무는 "정부가 클라우드 관련 규제를 풀면서 KT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렸다. KT는 단순히 인프라 구축과 기술 제공을 넘어 국내 기업 중에 유일하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SDDC)' 설계 및 운영, 외부 네트워크 연결, 보안성 확보와 같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필요한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KT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계 및 구축을 의뢰한 공공기관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KT의 사업 전략으로 정부의 디지털 뉴딜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이제 정부는 기밀성이 낮은 데이터를 다루는 일반 공공 서비스는 KT의 지클라우드에서, 기밀성을 요구하는 데이터를 다루는 핵심 공공 시스템은 KT가 구축해준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모든 공공 IT 서비스에 클라우드를 도입한다는 클라우드 전환 계획을 현실화할 수 있다. 정부의 IT 서비스에도 AI 챗봇, 빅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같은 KT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고급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구축 사업 진출로 인해 KT는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주요 SI 업체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 전무는 "KT는 과거 SI 사업을 진행하며 대형 IT 시스템을 구축·운영한 경험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KT 목동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사진=KT 제공]

KT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사업은 올 하반기 KT 클라우드에 '오픈스택 2.0'이 적용되면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오픈스택 2.0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규모에 관계없이 최상의 성능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춘 클라우드 운영체계다. KT의 대규모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뿐만 아니라 KT가 구축한 소규모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앱과 서비스가 최상의 성능으로 구동된다.

윤 전무는 올해 10월 KT 클라우드에 오픈스택 2.0과 함께 KT의 '디지털 전환 플랫폼(가칭)'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 플랫폼은 가상머신 등 기초 기술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관리, 빅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인메모리 분석 등 고급 기술까지 즉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술 선택과 서비스 규모 확정에 따른 시간과 비용(플래닝)을 낭비하지 않고 즉시 최신 기술을 사내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할 수 있다. 고급 서비스를 이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되니 비용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윤 전무는 KT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5G MEC(모바일에지컴퓨팅)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5G MEC를 제공하려면 5G 네트워크 기술과 고급 클라우드 기술이 함께 필요한데, 둘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은 KT뿐이라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업체는 네트워크 기술이 없고, 다른 이동통신사는 클라우드 기술이 부족하다. 반면 KT는 혜화 지국과 서부산 지국을 이미 '에지 클라우드 존'으로 개편하는 등 국내 기업에 5G MEC를 제공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윤 전무는 설명했다. 현재 KT는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조선소에 5G MEC 환경을 구축하는 시범 사업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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