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바일신분증' 첫 사업, 주인공 바뀐 이유는?

임민철 기자입력 : 2020-08-09 13:23
6월 입찰평가 1위 아이티센, 7월 협상중 수주 포기 발주처가 해석한 제안서 추가 요구사항 수행 부담
정부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 구축사업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아이티센 컨소시엄이 아닌 LG CNS 컨소시엄이 최종 수주했다. 아이티센 측이 이 사업 발주처의 요구사항에 부담을 느껴 수주를 포기하자 LG CNS 측이 이를 기회로 삼아 수주에 나선 모양새다.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는 공무원의 신원확인 기능을 스마트폰 하나로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온·오프라인 통합 신원인증 서비스다. 공무원들이 기존 IC카드형 공무원증 대신 스마트폰으로 정부청사와 스마트워크센터에 출입하고, 행정업무용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하게 해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는 오는 12월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계획으로 지난 6월 초 입찰평가 결과 아이티센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사업자 협상을 진행하다 지난달 말 평가점수 2위였던 LG CNS 컨소시엄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해 그 배경에 의문이 일었다.

당시 아이티센 컨소시엄은 아이티센이 이 서비스 구축의 주관사업자를 맡고 삼성SDS가 블록체인 솔루션 '넥스레저' 등 기술을 공급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실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면 향후 이어질 블록체인 관련 공공사업 수주 입찰에도 유리한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계약에 앞서 진행된 아이티센과 행정안전부의 협상이 결렬됐다. 아이티센 측은 그 배경 문의에 대해 "밝힐 내용이 없다"고 답했지만, 아이티센 컨소시엄 참여사 중 한 곳과 협력하는 A사 관계자는 "발주처와 협상 중 요구사항을 수용할 경우의 추가 비용 부담 때문에 수주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같은 문의에 발주처인 행정안전부 측은 "제안서에 담긴 사업수행 범위를 (아이티센과 행정안전부가)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차'가 있었다"며 "협상 과정에서 이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양측 해석이 엇갈린 대목을 묻자 "정부청사의 보안과 관련돼 있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통상 공공IT사업의 제안요청서에 포함되는 요구사항에 맞춰 사업을 수행하더라도 IT서비스기업들이 큰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익이 적더라도 매출 규모를 유지하거나 정부·공공 사업의 상징성을 통해 후속·신사업에서 동력을 얻으려는 게 사업 수행 기업들의 속내다.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 구축 사업 금액은 크지 않지만 향후 전국민의 온·오프라인 통합형 신원인증 수단이 될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의 편의성·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범 사업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우수 입찰평가를 받고도 수주를 포기한 아이티센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지난달 정부가 디지털 뉴딜 추진을 명분으로 확보한 추경예산 중 행정안전부의 1조6000억여원은 이번 모바일 공무원증 사업비를 늘려 주진 않는다. 향후 이 분야에 국내 디지털 생태계 활성화와 분산 신원증명(DID) 기술 국제 표준화라는 기대에 맞는 예산을 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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