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차이나의 봉기, 中 정부에 중재 요청…독자노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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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8-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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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기업 ARM의 중국 자회사인 ARM 차이나가 독자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같은 요청은 지난 6월 앨런 우 ARM 차이나 대표의 해임을 두고 이사회와 내부 직원 사이에 갈등이 벌어진 후에 일어났다. 앨런 우 대표와 일부 직원들은 최근 회사의 결정에 불복하며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중국정부의 개입을 요청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RM의 중국 법인 ARM 차이나는 앨런 우 대표 해고에 반대하며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은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 ARM 차이나 직원 200여명도 직접 서명으로 참여했다.

ARM 차이나측은 서한을 통해 "ARM 차이나가 막 날기 시작했을 때, 2020년 6월 초 혼란스러운 해임 사건이 발생했다"며 "본사는 사장을 제거하기를 원했지만 회사의 일부 투자자들은 이사회 결의가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본사는 최근 고객사에 기존 계약에 대한 수정 또는 취소를 통보하면서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RM 차이나는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합작 회사이며 중국 법률을 준수하고 중국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며 "모든 주주와 ARM 차이나 이사회가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직접 방해하지 않고, 직원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에 해를 끼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ARM 차이나는 ARM 본사가 지분 49%, 호푸투자관리공사 등 중국정부 지분 51%로 구성된 회사다. 이에 ARM 차이나 직원들이 중국 정부에서 나서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ARM 차이나는 2018년 4월 기준 341명의 소속 직원이 있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60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초기에는 기술 라이센스를 중국 고객에게 판매하는 업무를 했지만, 이후 기술 개발 역량을 키우는데도 힘을 썼다.

만약 중국 정부가 개입해서 ARM 차이나 독립을 지원한다면 이는 자국의 반도체 굴기를 위해서 기술을 탈취하는 모습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 이는 중국 내 합작으로 진출한 다른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심각한 행위다.

반도체 업계는 ARM 차이나가 독자적으로 기술 개발을 하는 단계지만 본사 허가 없이 독자적인 경영은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RM 본사에서 기술 개발을 하고, 각 국 지사는 고객사에 영업·마케팅 업무가 주력이기 때문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기술은 ARM 본사가 소유하고, 각국의 지사는 라이센스를 대행하는 업무를 한다"며 "ARM 차이나가 독자적인 노선을 갈수는 있지만, 기술 유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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