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음악채집가 주철환이 재미있고 의미 있게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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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0-08-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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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에서 1980~90년대 MBC 예능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스타PD, 방송사 사장, 종편 방송사 대PD, 서울문화재단 대표, 대학교수, 작가까지.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주철환은 모범생이 아닌 모험생으로 인생이라는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다.

요즘에는 음악채집가로서 재미와 의미를 원동력 삼아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는 주철환과 재미있고 의미 있게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주철환 제공/ 음악채집가 주철환]


Q. 주로 어떤 사람들과 만나나요? 요즘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A. 좋은 인연이 모여 좋은 인생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있어요. 만나서 같이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면서 다음 약속을 잡는 걸 좋아해요. 요즘은 예전에 친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멀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중학교 때 친구, 고등학교 때 친구, 군대 시절 친구, 방송 PD 생활을 하면서 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람 중에 근황이 궁금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Q. 좋은 사람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A. 나도 좋아하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게 제일 좋은 거예요. 나는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안 좋아할 수도 있고,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데 나는 그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우면 좋은 인연으로 확장되기 어렵겠죠. 통하는 사람은 몇십 년 동안 계속 만나요.

Q.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셨나요?
A.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으면 안 만나요. 내 마음이 구속당하고 억압당하는 건 피하고 싶어요. 그래서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가는 거죠.

Q. 최고의 캐스팅을 손석희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외에 잘했다고 생각하는 캐스팅이 있나요?
A. 손석희라는 사람은 굉장히 중요한 방송인이에요. 제가 JTBC 본부장일 당시 손석희 씨를 JTBC로 영입했거든요. 1984년 1월에 MBC에 입사해서 36년 동안 한 길을 걸어왔잖아요. 그래서 높이 평가해요. 그외에 잘했다고 생각하는 캐스팅은 많죠. 예를 들어서 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이 오락 프로그램에 잘 안 나오는 분으로 유명한데, 그분을 오락 프로그램에 많이 모셨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화가 날 때는 음악을 듣는다고 들었어요. 어떠한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A. 음악을 듣는 건 내 삶에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음악을 듣는 게 행복해요. 모든 종류의 음악을 거의 다 들어요. 그중에서도 대중음악과 추억이 있는 음악을 많이 들어요.

Q. 김창완 선생님과 닮으신 것 같아요.
A.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웃음). 개인적으로도 많이 좋아하는 분이거든요. 그분은 음악의 천재고, 문학성이 뛰어나요. 글을 너무 잘 써요. 자유로운 영혼이잖아요. 드라마에서 연기도 너무 잘하고 정말 행복한 사람으로 보여요.

Q. 지금 주철환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A.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을 때죠. 지금까지는 직장에 매여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여기저기 다닐 수도 있고 잠을 푹 잘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은 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지만 은퇴 후에도 지금처럼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많이 만나는 게 변함없는 제 꿈이에요. 틀을 짜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매주 ‘주철환의 음악동네’라는 이름으로 언론사에 글을 연재하고 있어요. 글을 쓸 때 무엇을 가장 중요시 하나요?
A.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과 쓰고 싶은 글만 써요. 다른 사람의 글과 비슷한 글은 쓰고 싶지 않아요. 내가 직접 만나고 겪은 걸 통해 주철환스러운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쓰다 보면 군대 동기나 중고등학교 친구 등 그 글을 읽고 연락을 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게 글 쓰는 보람 중 하나예요.

Q.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있게 죽자’는 책을 쓰셨습니다. 이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A. ‘한 번 태어났으니까 즐겁게 살아라, 그러나 그 즐거움을 누군가에게 나눠줘라’라는 의미예요. 내가 혼자 즐거운 것보다는 나의 즐거움을 누군가와 나누고 공유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Q.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남이 하는 말은 N분의 1로만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주철환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좌지우지되지 마세요. 의미 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는 말을 내 마음에 새기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반성도 많이 하면서 나온 거니까, 다른 사람들의 말들을 종합해서 당신이 결정하세요. 남의 말을 너무 듣지 마세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음악채집가 주철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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